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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17일간 활활 타오르던 2016 리우 올림픽 성화가 22일(한국시간) 꺼집니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남미에서 열리는 올림픽, 치안과 지카 바이러스에 휩싸인 올림픽, 한국인들에겐 지구 정반대편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란 타이틀을 가진 리우 올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출국 전 “조심히 돌아오라”며 걱정을 아끼지 않았던 지인들이 이젠 “고생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리우 올림픽은 한국 선수단이나 관계자,취재진,응원단엔 그야말로 “고생했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대회였습니다.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가는 시간만 30시간 가까이 된다는 것 자체가 힘들었고 딱 12시간 차이 나는 시차 적응도 쉽지 않았습니다. 브라질 특유의 짠 음식도 악재였습니다. 긴팔 옷을 입어도 추위를 느낄 정도로 강하게 트는 각 경기장 프레스센터의 에어컨은 리우를 다녀온 기자들만 아는 추억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 하나,지카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모기 소리가 무서워 잠이 깼던 몇 번의 밤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선수들 잘 싸웠습니다. 금메달은 당초 목표보다 조금 부족한 9개가 됐지만 브라질과 리우에 온 사람들이라면 이런 악조건에서 따낸 금메달 9개과 메달 21개가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잘 알 것입니다. 그 중엔 한계를 넘어 기적처럼 목에 건 메달들도 있습니다. 화려한 피날레는 아니지만 ‘해피 엔딩’은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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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계올림픽은 4년 뒤 도쿄에서 열립니다. 20일 리우에서 도쿄 올림픽 전세계 기자회견이 열리는 것을 보니 그 분위기가 더 느껴집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지구 정반대 브라질에서 비행기로 2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나라 일본으로 무대가 바뀌는 셈입니다. 선수들도 이젠 조금씩 도쿄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시차도 없는 일본에서의 하계올림픽은 어떨까. 음식 걱정도 없을 것이고 리우가 너무 멀어 오지 못했던 한국 사람들이 도쿄엔 많이 찾아 개최국 못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어줄 것 같습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엄청난 열기를 모았던 야구도 정식종목으로 복귀해 도쿄돔에서 벌어진다고 합니다. 국민들은 리우 올림픽처럼 새벽이나 아침이 아니라 저녁에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올림픽을 즐길 수 있을 듯 합니다. 컨디션을 중요하게 여기는 선수들도 도쿄라면 훨씬 나을 것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아,취재진도 좋아할 것 같습니다. 리우 올림픽에선 낮에 경기장 돌아다니고 밤에 한국시간에 맞춰 기사 작성하느라 ‘올빼미’처럼 생활한 한국 기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도쿄에선 생맥주 한 잔 하면서 미디어빌리지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모든 면에서 수월해보이는 게 도쿄 올림픽입니다. 그래서 기다려지지만 한편으론 이곳 리우에서 보낸 날들이 더 없는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힘든 여정을 감수하고 브라질까지 온 한국인 모두가 승자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리우 올림픽에서의 추억은 그 어느 올림픽에서도 얻기 어려운 경험일 것입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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