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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결승도 치러보고 기분 좋다.”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 못지 않게 큰 주목을 받은 선수가 하나 있다. 러시아로 귀화한 뒤 2014 소치 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른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31·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바로 그다. 이번 대회는 소치 올림픽 뒤 그가 처음으로 참가한 고국 대회다. 2015~2016시즌을 재활에 전념하느라 통째로 쉰 안현수는 올시즌 다시 러시아 대표팀에 승선해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2018 평창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준비하고 있어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인 이번 대회의 중요성은 안현수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쇼트트랙 월드컵은 선수 한 명이 하루에 개인전을 한 종목만 뛸 수 있다. 안현수는 17일엔 가장 긴 거리인 1500m에 나섰으나 준결승에서 떨어졌다.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러시아 귀화 뒤 자신이 가장 자신있게 질주하고 있는 500m에선 4명이 겨루는 결승A에 진출했으나 레이스 초반 한국의 한승수를 밀어넘어트린 탓에 실격당했다. 그가 속한 러시아 계주팀은 5000m계주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안현수는 결과적으로 이번 대회 ‘노 메달’이 됐다.
하지만 안현수는 긍정적인 평가를 전하며 1년 2개월 뒤 평창에서의 ‘해피 엔딩’을 그렸다. “결승도 치러보고 생각보다 몸이 괜찮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그는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울 수 있지만 과정을 돌아보면 홀가분하다. 내년 3월 네덜란드 세계선수권에 맞춰 컨디션을 계속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1000m를 제외하는 대신 가장 긴 1500m를 출전 종목으로 넣은 것에 대해선 “500·1000·1500m를 뛰기 위해선 힘들지만 내 스케이팅을 해야한다고 느꼈다. 자신감이 생기고 리듬을 타면 더 나아질 것이다”고 자신했다. 평창 올림픽을 두고는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 다만 첫 종목이 굉장히 중요한데 1500m다. 어떤 식으로 준비할지 생각하고 있다. 첫 종목이 풀리면 나머지도 잘 될 것이다”고 했다.
한국 팬들의 응원에 대해선 감사를 잊지 않았다. 500m 결승 때 안현수가 소개되자 관중석은 한국 선수 호명 때 이상으로 시끄러웠다. 안현수는 사실상 홈 링크 분위기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3년 만에 한국에서 경기했다. 환호를 보내주셔서 고맙다”는 그는 “소치 때 우승하니까 러시아 국가가 울려 묘했다. 평창 올림픽은 한국에서 열리니까 (우승하면 묘한 기분이)더할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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