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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도둑놈, 도둑님’이 던진 화두 3가지가 안방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3일 첫 방송한 MBC 새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은 흥미로운 스토리를 빠르게 전개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또한, 몰입도를 높이는 배우들의 흡입력 있는 연기가 드라마의 힘을 더했다. 무엇보다 드라마 속 모습이 절묘하게 현실을 돌아보게 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화두가 돼 드라마에 더욱 공감하게 만들었다. 일제 잔재, 부조리한 현실, 그리고 아픈 청춘들의 성장기가 이 시대를 관통하는 화두 3가지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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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도둑놈, 도둑님’은 친일파의 후손과 독립운동가의 후손의 악연 이야기로 시작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도둑이 되었다가 특사로 출소한 장판수(안길강 분)는 아빠가 도둑이라는 사실로 상처를 받은 아들 민재(문우진 분)를 위해 다시는 도둑질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을 했다. 그러나 ‘의열단의 지도’를 찾으려는 친일파의 후손 홍일권(장광 분)이 판수를 쫓기 시작하면서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의열단의 후손인 찬기가 죽고, 그의 가족을 불 속에서 구한 판수는 병원비가 없어 또 다시 도둑질을 하게 됐다. 게다가 아빠가 도둑질을 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실망한 민재는 병원에서 찬기의 아들 수현(허준우 분)이 판수에게 “아빠”라고 하는 모습을 보고 오해하고 충격을 받는 모습으로 엔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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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아픈 역사의 잔재가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아픔과 시련을 주는 이야기가 실감나게 그려진 것. 친일파의 후손과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대조된 삶을 그리며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뿐만 아니라 홍일권은 문화재 수집에 관심이 많은 영부인의 마음을 사기 위해 의열단의 지도를 찾으며 납치도 불사하고, 납치됐던 찬기가 죽자 이를 덮기 위해 사위인 검사 윤중태(최종환 분)가 사망사건을 마약사건으로 조작하는 등 사회 기득권층의 부정과 비리가 그려지며 또 한 번 시청자들을 씁쓸하게 했다.
그러나 ‘도둑놈, 도둑님’은 대한민국을 조종하는 기득권 세력에 치명타를 입히는 도둑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다루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시청자들의 속을 뻥 뚫어줄 사이다 같은 복수 이야기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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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아역들의 빛나는 존재감은 우울한 드라마를 지켜보게 하는 힘이 되기도 했다. 아역들은 마치 자신들이 미래를 이끌어갈 꿈나무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눈빛을 반짝이며 열연했다. 특히 훗날 김지훈이 연기하는 민재 역의 아역 문우진은 아버지에게 실망하고 오해하는 장면을 연기하면서 감정선을 잘 표현해 어리지만 어른 못지 않은 연기력으로 감탄사를 터뜨리게 했다. 문우진 외에도 허준우, 김아인 등 이날 방송을 통해 강렬하게 조우한 아역들의 모습으로 주인공들의 악연의 시작과 아픈 성장기가 시작하면서 앞으로 성인 배우들의 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했다. 쉽지 않은 현실을 딛고 저마다 성장하는 주인공들이 어떻게 세상을 향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지가 이 드라마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cho@sportsseoul.com
사진|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