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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 기자]“(추리의 여왕 시리즈화가) 되겠어요?”, “한중 관계를 회복해야 하는데……”, “아이가 생긴 뒤 적금 들었어요.”, “오래 가는 놈이 이기는 거예요.”, “한류 4대 천왕요? 전 더 위에 있었어요.”, “(송승헌이) 혼자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쯤되면 ‘아무말 대잔치’다. 그러나 누군가를 기분 나쁘게 하거나, 이상한 ‘아무말’은 아니다.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의 권상우에게선 ‘톱스타’의 허세나 부담감, 가식 같은 요소를 찾아볼 수 없었다. 어느새 40대에 접어든 ‘연륜’에 걸맞게 옆집 아저씨나 형처럼 편안하고 다정하게 취재진을 대했다. 그의 ‘아무 말’은 맥락을 벗어나면 오해의 소지를 살 우려가 있어 필요한 상황 설명을 첨부했다.
우선 권상우는 ‘추리의 여왕’ 시즌2 제작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촬영을 하면서 시청률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목표는 돼 행복했다. 최강희 씨도 똑같은 말 하더라. 농담삼아 시즌2 해야 하는거 아니냐는 말을 나눴는데 나는 최강희 씨가 하면 나도 하겠다고 했다. 종영 파티 때 드라마 센터장에게도 건의했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더라”라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장기 시리즈’화에는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드라마 반응이 좋았다.우리 감독님이 소심하세요. 그래서 제가 ‘감독님. 그래도 16회 중 10회를 동시간대 1위 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우리는 1.5등 한거에요’라고 말했어요. 전 아주 성공적인 드라마였다고 봐요.
-‘추리의 여왕’은 시리즈로 나가면 좋을 것 같다.되겠어요?(웃음)
-‘시리즈 제작’을 비관하는 이유는.되면 좋지만 세상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배우 최강희는 ‘추리의 여왕‘을 찍으며 권상우를 보니 여러 방면에 관심이 많은게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최강희가 권상우의 일반 상식을 놀라워하던데.전 컴퓨터를 잘 못하는데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봐요. 여러 포털 사이트를 한바퀴 돌며 잡다하게 여러 분야의 뉴스, 토픽을 읽는데, 강희씨는 그걸 신기해 하더라고요.
-최근 본 인상 깊은 기사는.우리나라에 도착해 있는 사드요. 한중 관계를 회복해야 하는데……
#권상우에게 결혼 질문을 빼놓을 수 없다. 권상우는 2008년 손태영과 결혼, 슬하에 아들 권룩희 군과 딸 권리호 양을 두고 있다. -가장이 된 뒤 배우로서 좋은 점은.배우로서 좋은 점 보다 제 인생이 좋아졌어요.애 생기고 보험, 적금을 들게 되더라고요. 예전엔 적금이 없었는데, 내가 없어진 다음 상황을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친구가 별로 없어요. 그냥 내 가족이 제일 중요해요. 일 없을 땐 집이 제일 편해요.
-아이들의 존재, 아이들이 볼지 모른다는 점이 작품을 고를 때 영향을 미치나.배우로 살아남기 힘들어요. 애들 신경쓸 여력이 없어요. 한편 성공하기도 힘든데 애 생각할 겨를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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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로 접어든 권상우는 ‘톱스타’라는 압박감에서 한결 자유로워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스타가 아닌 배우로서 고민은 한층 깊어진듯 보였다.-이번 작품을 찍으며 달라진 점은.
제가 매일 가는 장소들에 들르면 예전엔 ‘권상우 왔네’ 정도였는데 이 작품을 하며 싸인해달라, 사진 찍어달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당황스럽고 사랑받나보다 느꼈어요.
-원래 인기가 많고, 가는 곳마다 시선을 끄는 스타 아닌가.전혀 그런 생각 없어요. 요즘은 워낙 치열하잖아요. 젊은 배우도 많고요. 저도 40대이고, 전혀 그런 생각을 안해요. 작품을 잘 찍고,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은 해요. 그런데 워낙 뭔가 빨리 지나가는 시대 같아요.
-일반인은 40대가 힘든 시기인데, 배우도 그런가.모두 느끼는데 말 안하는게 아닐까요. 좀 느껴요. 위기 정도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더 부지런히 움직이려 해요. 배우들도 보면 올라가고 떨어지는 굴곡이 있잖아요. 그런 걸 보며 느낀 정답은 하나예요. 오래 가는 놈이 이기는 거예요. 저도 사랑 받는 시기, 주춤한 시기를 모두 겪었는데 이제 굴곡진 그래프는 지난 시기 같아요. 지금부턴 완만하더라도 서서히 오르는 그래프를 그리고 싶어요.
-배우로서 목표는.액션을 하고 싶어요. 남자 배우니까 멋있는 역을 하고 싶지만 시나리오가 제게 1차적으로 안오는 순간도 있어요. 그걸 어떨게 극복할지도 중요해요. 느와르, 멜로도 기회가 되면 하고 싶고 나름 코믹 등 유연한 작품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어떤 배우로 성장하겠다기보다 계속 보이는 배우로 남고 싶은 마음이 커요.
1000만 영화도 하고 싶지만 300만도 적은 숫자는 아니잖아요. 그 정도 규모에서 배우가 보이는 작품도 하고 싶은 게 목표예요. 모든 역할을 100% 어떻게 소화하겠어요. 배우마다 잘하는 부분이 있죠. 요즘은 부족하고 결핍된 사람, 캐릭터에 끌리고, 그런 연기에 자신 있어요. 그런 역할을 만나고 싶어요.
-본인에게 시나리오가 1차적으로 안오는 시기는 언제였나.지난 3~4년 동안 그랬어요. 해외 활동을 많이 하며 국내에서 안보이니 안 찾는 느낌이었어요. 그렇다고 작품이 아예 안온건 아니고요, 그렇게 힘든 상황은 아니에요.(웃음) 내가 하기 싫어 안한 것도 많았어요.
-요즘 배우로서 고민은.매 작품이 위기이자 낭떨어지라고 생각해요. 한창 때는 이 광고를 안하면 저 광고가 들어오고, 이 브랜드가 싫으면 저 브랜드를 하면 되니 모든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이제 저를 찾아주는 작품들, 권상우 이름이 박힌 시나리오를 주시는 자체에 감사함을 느껴요. 그런 작품은 뭔가 부족해도 더 열심히 시나리오를 읽게 돼요.
-데뷔 때부터 헤어스타일이 바뀐 걸 본 적이 없다.오해가 있는데, 저는 외모에 신경을 정말 안써요. 요즘 드라마 촬영장에서 보면 스타일리스트 2명, 헤어 2명, 메이크업 2명씩을 데리고 다니는 배우들이 있는데 전 이해가 안간다. 영화 촬영장에 가면 현장에 모두 맡기고요, 드라마 스타일리스트는 필요하지만 메이크업은 헤어 디자이너에게 맡기는 편이에요.
사실 드라마 ‘천국의 계단’ 때 헤어 메이크업을 제가 직접했어요. 제가 박스를 들고 다니며 메이크업 베이스를 발랐어요. 정신적으로 그런 걸 신경쓸 여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지금 그 작품을 보면 이상해요. 그래도 제가 피부가 좋잖아요. 피부는 총각 때는 관리를 받았는데 요즘은 잘 안가게 돼요. 작품 들어가기 전에 피부과 가거나 하는 식이에요. 피부는 타고난 것 같아요.
운동은 정말 열심히 해요. 혼자 PT받는 것보다 더 열심히 해요. 다른 사람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요. 음식 조절을 해본적이 없어요. 몇십년간 몸을 만들려고 운동한 적은 없어요. 일이 없을 때도 일주일에 5번은 아침에 꾸준히 한시간씩 운동하는데 뭔가 했다는 성취감의 문제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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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우는 원조 한류스타다. 지금도 일본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꾸준히 팬미팅을 가진다.-예전에 일본 내 한류 ‘4대천왕’으로 불렸다. 요즘 배우들을 보면 어떤가.
그런 기사를 보면 바로 잡아주고 싶었어요. ‘4대천왕’은 한국에서 만든 말이에요. 전 거기 안 들어갔어요. 저는 더 위에 있었어요.(웃음) 4대천왕 팬미팅에 2만명이 올때, 저 혼자 하면 4만명이었어요. 그래서 그때 그런 기사들이 서운했어요. 십수년간 꾸준히 일본에서 일년에 3번은 팬미팅을 해왔어요. 행운이죠.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분이 잊지 않고 찾아주시고, 그런 좋은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었다는 게요.
제 윗 선배들은 저희 떄를 부러워하시겠지만 우리가 볼 땐 지금이 그래요. 규모가 더 커진 것 같아요. 긍정적이에요. 꾸준히 한국 작품이 사랑을 받는다면 저희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새 영역도 개척되는 거니까요.
중국 인기 배우 유역비와 공개연애 중인 송승헌의 결혼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절친 송승헌에게 결혼 선배로서 조언을 하자면.혼자 살았으면 좋겠어요. 어떤 여자 고생시키려고.(웃음) 결혼한다고 하면 아마 놀랄 것 같아요. 제가 결혼할 땐 승헌이가 좀 서운해 했어요. 제가 만나는걸 비밀로 했거든요. 서운해한 마음을 이해해요.
마음 속 유일한 연기자 친구가 송승헌인데 제가 결혼하니 멀어질 수 밖에 없더라고요. 총각 때는 새벽에 쌀국수도 먹고 심야영화도 보고, 서로 집에서 잤는데 이제 그럴 수 없잖아요. 밤 9시에 술마시자고 전화오면 애를 봐야 하니……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고, 승헌과의 우정이 남달랐기 때문에 자주 연락을 못해도 연락하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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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수컴퍼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