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러닝화는 어디까지 진화하는 것일까. 요즘 달리기 시즌을 앞두고 아디다스가 새롭게 출시한 러닝화 ‘스프링블레이드’(springblade)가 러너들 사이에서 화제다. 아디다스는 1년전 폼방식으로 쿠셔닝을 극대화시킨 ‘에너지 부스트’로 놀라운 반응을 불러모았다면 이번에는 추진력을 극대화해주는 새로운 개념의 러닝화를 출시해 충격을 주고 있다. 모양도 기능도 지금까지 경험했던 러닝화와는 전혀 다르다. 마치 스프링을 착용하고 달리는 것과 같은 착각이 들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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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역할 블레이드로 폭발적 추진력 제공
‘스프링블레이드’는 아디다스가 6년여 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야심작이다. 신개념의 혁신적 러닝화라는 평가는 일단 독특한 디자인에서부터 증명된다. 첫 인상은 신어도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낯설게 생겼다.
특히 밑창이 참 독특하다. ‘Spring(탄성)+Blade(칼날)’라는 이름 그대로 러닝화의 밑창에는 칼날 형태의 블레이드가 달려있다. 마치 거북선의 노처럼 생긴 16개나 되는 갈퀴가 달려있어 한 눈에도 신으면 스프링처럼 통통 튀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블레이드의 색깔이 투명에 가까워 공중에 둥둥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바로 이 16개의 블레이드가 이 혁신적 러닝화의 핵심이다. 평평하던 기존의 아웃솔과 달리, 밑창에 경사진 형태의 하이테크 폴리머로 만든 16개의 고탄력 블레이드를 적용, 수평방향으로 에너지를 뿜어내 뛰어난 추진력을 제공하도록 돕는다. 발 밑에 스프링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프링 역할을 하는 각각의 블레이드는 발을 디딜 때 에너지를 압축했다가 앞으로 달려나갈 때 이 에너지를 분출해 빠르게 달려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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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블레이드는 발의 각 부분에 따라 남녀별로 차별화된 탄성을 적용했고, 위치에 따라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두께와 높이, 방향을 고려했다. 사람은 달릴 때 발 뒤꿈치는 체중의 3배에 달하는 힘으로 지면에 닿는데, 이 충격을 흡수하고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뒤꿈치의 블레이드는 다른 것에 비해 넓고 두껍게 제작됐다.
◇달리고 싶게 만드는 러닝화
그 효과는 어떨까. 직접 신고 동네 공원을 달려봤다.
먼저 착화감이 우수한 편이다. 무게가 가볍고 봉제선 없이 발 모양에 맞게 제작된 외피가 발을 편안하게 감싸준다. 발등엔 신축성 있는 오픈 포어 메쉬 소재를 사용, 통풍성이 뛰어나 쾌적한 발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걸었을 때는 독특한 밑창구조로 통통 튈 것같아 뭔가 불안했지만 외외로 단단해 안정적이다. 걸을 땐 발바닥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탄력 때문인지 쿠션감이 좋아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달려봤다. 기분에는 스프링 역할을 하는 블레이드로 몸이 앞으로 팍팍 튀어나갈 것 같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오히려 달리는데 불편했을 것이다. 가볍게 살짝 튀겨주는 맛이 달리는 재미를 더해주는 느낌 정도다. 이런 탄력성과 추진력은 장거리를 달렸을 경우는 피로해진 다리에 든든한 힘이 될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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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구성은 아직 평가하기 이르다. 장거리를 달린 것도, 장기간 신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블레이드 구조가 어느정도 버텨줄지는 알 수 없다. 탄력성이 떨어져 주저앉거나 플라스틱처럼 뚝 부러지지 않을까, 미리부터 걱정도 해보지만 만져보면 보기보다 굉장히 견고해 그런 일은 없을 듯 싶다.
스프링블레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 반가울 수도 있겠지만 너무나 튀는 디자인으로 선택이 꺼려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또한 가격이 20만9000원이나 되고, 러닝에 최적화된 제품이기 때문에 운동의 용도가 아닌 일상화로 신기에는 과분하다는 점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유인근기자 ink@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