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F8, 1/500초, ISO 200 |
|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후지필름은 인간의 감정이 담긴 ‘기억색’까지 재현하는 유일한 브랜드다.”
고모리 시게타카 후지필름 회장이 지난해 9월 신제품 X-E3를 발표하며 했던 말이다. 2003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필름회사’였던 후지필름을 ‘복합디지털회사’로 변신시키며 제2전성기를 만든 시게타카 회장의 자부심이 듬뿍 담겨있다. 그의 말처럼 후지필름은 ‘색감’을 강조한 제품으로 한결같이 카메라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매번 새로운 라인업이 나오지만 후지필름을 쓸 때마다 느끼는 건 ‘특유의 색감’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그 고집스러운 정체성이 후지필름 매니아층을 양산해냈다.
 |
| X-E3 제품 정면. 렌즈는 XF18-55mm F2.8-4. |
|
지난해 9월 출시된 후지필름 X-E3를 들고 강원도 여행을 떠났다. 이 모델은 지난 2013년 출시된 X-E2의 후속기종이자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인 X-Pro2와 같은 RF 스타일의 미러리스 카메라다. X-E3은 전자식 파인더를 갖춘 후지필름X 시리즈 중 가장 작고 가볍우며, 조작계도 심플해 스냅사진을 찍기 수월했다. 우선 본체 크기는 121.3 x 73.9 x 42.7mm로 전작(129 x 74.9 x 38.3mm)과 비슷하다. 무게는 배터리와 메모리를 포함해 약 337g으로 전작(약 350g)보다 약간 줄었다.
 |
| F7.1, 1/250초, ISO 200 |
|
후면도 달라졌다. 불필요한 메뉴버튼은 빠지고, 최소한 간소하고 깔끔하게 변화됐다. 터치스크린 액정은 3.0인치 104만 화소로 동일하지만 터치 샷, AF, 초점 영역 선택, 플릭이나 핀치 줌과 같은 제스처 컨트롤 기능을 모두 지원한다는 점이 다르다. LCD와 뷰파인더를 통해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사용자 설정 표시 기능을 활용하면 화면에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만을 표기해 볼 수 있다.
드래그 기능이 추가돼 뷰파인더 촬영 시에도 화면을 터치해 초점 포인트를 이동시킬 수 있다. 또한 전작에 십자키 방식으로 메뉴를 적용했지만 이 제품에서는 조이스틱 방식으로 바뀌었다. ‘미니멀리즘’을 실현하고자 내장 플래시는 없애고 대신 패키지에 소형 외장 플래시를 넣었다.
 |
| F8, 1/500초, ISO 200 |
|
 |
| F4, 1/640초, ISO 1600 |
|
외관 뿐 아니라 내부 성능도 업그레이드됐다. 플래그십 모델인 X-Pro2와 X-T2와 같은 사양인 APS-C 규격의 2430만 화소 X-Trans CMOS III 센서를 탑재했다. 독자적인 6x6 컬러 필터 배열을 사용해 모아레(Moire·선이나 점이 반복되는 물체를 촬영할 때 기하학적 무늬가 나타나는 현상)를 억제하고, 광학 로우패스 필터를 제거해 높은 해상도를 구현했다.
AF성능도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변화했다. 중앙부를 기준으로 넓게 분포한 위상차 검출 시스템으로 0.06초의 빠른 AF 스피드를 구현하며 피사체의 크기에 따라 AF 포인터를 정점, 영역, 광각과 추적 3가지 중에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싱글 포인트에서는 6개의 포인트 크기를 선택할 수 있으며, 최대 325개의 포커스 포인트를 선택할 수 있다. 5가지 AF-C 프리셋 기능을 지원해 동적인 피사체 촬영도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다.
 |
| F6.4, 1/125초, ISO 640 |
|
 |
| X-E3는 Provia/스탠다드, Velvia/선명, Astia/소프트, 클래식 크롬, 세피아, 아크로스 등 총 15가지의 필름시뮬레이션 모드를 지원한다. |
|
빠른 AF 스피드를 제공하고 0.4초당 5프레임 촬영, 셔터 타임랙 0.05초, 촬영 간격 최단 0.25초를 지원한다. 감도와 연속촬영 성능은 T-20과 같다. ISO 200-12800(확장시 ISO 100-51200)까지 구현되며 연속촬영의 경우, 기계식 셔터는 초당 8매, 전자식 셔터는 초당 14매까지 촬영할 수 있다. 기계식 셔터는 30초~1/4000초를 지원하고, 전자식 셔터는 최대 1/32000초를 지원한다.
또한 고화질 4K, FHD 동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X 시리즈 최초로 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됐으며 와이파이를 통해 인스탁스 쉐어 프린트와도 연동할 수 있다. 가격은 본체 99만9000원, XF18-55mm 렌즈 키트 139만9000원, XF23mm 렌즈 키트 129만9000원이다.
◇세줄 평외적·내적인 변화를 모두 추구한 제품. 디자인은 심플&클래식해졌고 조작성은 보다 간편해졌으며 AF성능은 전작 대비 일취월장. X-E3를 계기로 후지필름 유저가 되고 싶지만 가격부담은 여전히 크다.
melod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