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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턴=스포츠서울 고건우통신원·김현기기자]‘투톱 멤버’ 손흥민은 어시스트에도 능하다.
손흥민이 화려한 몸놀림으로 주포 해리 케인의 골을 도우며 소속팀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5경기 만에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특히 이날 도움은 축구 국가대표팀 신태용호처럼 손흥민이 투톱으로 뛰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의미 있다. 토트넘과 신태용호를 가리지 않고 손흥민의 도움이 늘어나는 중이다.
◇투톱으로 바꾸니까…손흥민 어시스트 나왔다손흥민은 18일 영국 브라이턴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토트넘-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의 원정 경기에 선발 출격,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팀의 유일한 골을 도왔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후반 들어 전방으로 위치를 바꾼 뒤 케인과 나란히 서는 토트넘의 투톱 전술 스트라이커를 맡았다. 토트넘의 변화는 후반 3분 만에 효과를 봤다. 오른쪽 측면에서 전방 압박하던 케냐 출신 미드필더 빅토르 완야마가 볼을 빼앗아 앞에 있던 손흥민에게 내줬다. 손흥민은 골라인 앞까지 깊숙하게 파고든 뒤 화려한 개인기를 발휘, 상대 선수 둘과 골키퍼까지 제치며 케인에게 흘렸다. 케인은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케인이 마무리했으나 좁은 공간에서 상대 압박을 뚫고 공간을 만든 손흥민 플레이가 득점의 절반 이상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지난 달 12일 본머스전 멀티골 이후 5경기 만에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올해 18골 10어시스트. 생애 첫 한 시즌 두 자리 수 도움을 올리게 됐다.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타이도 이뤘다. 토트넘이 불과 2분 뒤 페널티킥 동점포를 내주고 한 수 아래 브라이턴과 1-1로 비겼으나 손흥민의 창의력 넘치는 탈압박 능력은 빛났다.
◇골도 넣고 도움도 하고, 그래서 신태용호도 투톱이다투톱 시스템은 신태용 감독이 손흥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놓은 오는 6월 러시아 월드컵 메인 전술이다. 지난 해 11월 콜롬비아전, 세르비아전 등 A매치 홈 2연전에서 신 감독은 손흥민의 포지션을 종전 레프트윙 대신 투톱으로 바꿨고, 콜롬비아전 멀티골, 세르비아전 폭발적인 움직임 등으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지난 달 28일 폴란드와 원정 평가전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전반전 3-4-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가 손흥민이 고립된 것은 물론, 수비도 뚫려 두 골 내줬던 신태용호는 후반 본격적인 포백 전환과 함께 손흥민-황희찬 투톱을 가동, 추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손흥민은 폴란드전에서 골이 아닌 도움과 연계플레이로 말했다. 후반 40분엔 중원에서 옆에 있던 이창민에게 볼을 내줬다. 이창민의 시원한 중거리포로 손흥민은 도움을 올렸다. 2분 뒤엔 폴란드 수비라인을 무너트리는 침투패스를 오버래핑하던 박주호에게 배달, 박주호의 크로스에 이은 황희찬의 동점포로 완성됐다. 득점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팀 플레이를 생각하며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손흥민의 움직임이 더 번뜩였다. 손흥민이 골과 도움에 모두 능통해지는 투톱 시스템이 황희찬, 권창훈 등 다른 유럽파 공격 자원들의 상승세와 맞물려 위력을 더할 때 스웨덴, 멕시코 등 한국이 승리 제물로 삼고 있는 팀들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 손흥민의 브라이턴전 도움이 그래서 뜻 깊다. 그는 브라이턴전 뒤 본지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이 나와서 공을 받다보니까 뒷 공간을 뛰어줄 선수가 필요했다. 그래서 케인이 처진 스트라이커를 했다”며 “내가 슛 공간을 열어주고 공을 받으려고 움직였다. 투톱도 할 수 있으니까 잘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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