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정음

[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 ‘갓궁민’ 남궁민과 ‘믿보배’ 황정음의 재회는 옳았다.

지난 23일 SBS 새 수목드라마 ‘훈남정음’이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훈남정음’은 사랑을 거부하는 비연애주의자 ‘훈남’과 사랑을 꿈꾸지만 팍팍한 현실에 연애포기자가 된 ‘정음’이 연애불능 회원들의 솔로 탈출을 도와주다가 사랑에 빠져버린 코믹 로맨스.

황정음은 ‘훈남정음’에서 사랑을 꿈꾸지만 팍팍한 현실 때문에 연애를 포기하게 된 유정음 역을 맡았다. 전 다이빙 국가대표 선수였던 그는 첫사랑에게 지독하게 배신을 당한 뒤 현재는 결혼정보회사의 커플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부터 시작해 드라마 ‘킬미힐미’ ‘그녀는 예뻤다’ ‘운빨로맨스’ 등 출연작마다 성공을 거둔 황정음은 특히 로코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믿고 보는 로코퀸’으로 거듭난 황정음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지난해 8월 득남한 이후 복귀작이기도 하다. 오랜만의 복귀작이었기에 팬들의 관심이 더욱 쏠렸던 상황. 또한 아이 엄마가 된 그가 여전히 로코 장르에서 자신만의 매력을 녹여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그 관심은 첫 방송 후 믿음으로 이어졌다. 황정음은 첫사랑에 배신당한 슬픔을 간직한 채 밝게 살아가는 유정음 역을 다양한 표정 연기로 살려냈다. 하이톤의 목소리와 애교 넘치는 매력도 캐릭터에 딱 들어맞는 모습이었다.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황정음 표 로코를 보여주며 극의 중심을 이끌었다.

남궁민은 강훈남 역으로 분해 토이 전문 갤러리 관장이자 연애칼럼 ‘훈남정음’ 복면작가로 변신했다. 굉장히 많은 연애 지식들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인 연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비연애주의자다.

앞서 남궁민은 제작발표회에서 역할을 위해 5kg가량 체중을 감량, 까칠한 캐릭터 강훈남 역을 연기하며 실제로 성격도 예민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남궁민은 강훈남 역에 완벽하게 몰입한 모습이었다. 연애는 스펙과 스펙이 맞아야 하는 비지니스 같은 것이라며 연애에 관심이 없는 듯 보이지만 여자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읽는 마성의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훈남정음

황정음과 남궁민의 케미도 빛났다.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이후 7년 만에 만난 이들은 당시 남매로 등장해 환상적인 연 기호흡을 보여주며 흥행에 성공했기에 ‘훈남정음’에서 두 사람이 어떤 ‘로코 케미’를 선사할지 궁금증을 높인 바. 황정음 발랄한 연기와 무게감 있는 남궁민의 톤이 만나 극과 극 조합을 이끌어냈다. 오해로 시작한 첫 만남과 이후 우연히 거듭된 만남으로 얽히고설키기 시작한 두 사람의 모습에서 ‘내 마음이 들리니’ 속 봉남매를 찾기는 어려웠다.

다만 로코 장르의 익숙한 전개는 살짝 아쉬움을 남겼다. 극 초반 민폐를 끼치는 여주인공이 남주인공과 얽히는 전개는 진부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직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 황정음은 “부담 없이 유쾌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설명했고, 남궁민은 “1, 2회보다는 3, 4회가 3, 4회보다는 그 이후가 더 재밌을 것”이라며 재미를 장담했다. ‘갓궁민’, ‘믿보황’라는 타이틀을 얻고 재회한 이들인 만큼 그동안 쌓은 코믹 연기 내공으로 재미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SBS 수목드라마 ‘훈남정음’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heilie@sportsseoul.com

사진 |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