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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자성당 쫄면’
합정역 인근 서교동 골목 안쪽에 자리한 ‘자성당 쫄면’은 지난 2014년 오픈과 동시에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끌면서 단시간에 ‘쫄면의 성지’로 등극한 집이다. 특히 이 집은 일반적인 비빔 쫄면이 아니라 진한 멸치육수에 말아낸 국물식 쫄면으로도 유명하다. 혀에 착 감기는 감칠맛이 일품인 육수의 비밀은 남해안에서 잡아 올린 ‘죽방멸치’. 죽방멸치는 육질이 단단하고 기름기가 적어 비리지 않고 담백하며 깔끔한 맛을 낸다.
쫄면의 핵심인 굵고 탱탱한 면발의 비밀은 바로 인천 광신제면에서 뽑아낸 ‘생면’이다. 광신제면은 다름 아닌 우리나라 쫄면이 탄생한 곳. 쫄면은 1970년 초 직원의 우연한 실수로 탄생했다. 당시 국수를 뽑는 사출기를 잘못 끼우는 바람에 의도치 않게 굵고 쫄깃한 면이 나왔다고 한다. 그 후 50년 가까운 세월동안 무방부제 생면을 수작업으로 뽑아내고 있다.
이 집의 모든 메뉴는 맵기 조절이 가능하다. 얼큰한 국물이 당길 때는 얼큰하게 해달라고 하면 고추양념을 추가해준다. 좀 더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면발을 원할 때는 비빔쫄면이 정답이다. 매콤한 양념을 얹은 면발에 쑥갓과 오이, 양배추, 골뱅이를 넣고 비벼낸다. 생면 특유의 쫄깃하고 탱탱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비빔쫄면도 1~3단계까지 맵기 조절이 가능하니 취향대로 주문하면 된다.
★가격=자성당 온쫄면 5000원, 어묵 온쫄면 5500원, 비빔쫄면 5000원, 냉쫄면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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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신포우리만두 신포동점(본점)’
쫄면의 탄생지 인천에서도 원조 격이라 불리는 집이 바로 인천 신포시장 끝에 자리한 ‘신포우리만두 본점’이다. 국수공장인 광신제면에서 실수로 굵게 뽑은 면을 버리기 아까워 당시 인근 분식집 ‘맛나당’에 갖다 줬고 맛나당에서 각종 채소와 매콤한 양념으로 비벼낸 것이 바로 쫄면의 시초다. 비슷한 시기에 분식집 ‘우리집’도 쫄면을 팔기 시작했는데 결국 원조집인 맛나당의 폐업으로 쫄면의 적통은 전국 가맹점 사업을 통해 쫄면의 전국화를 이룬 ‘우리집’이라 볼 수 있다. 신포우리만두의 전신이 바로 ‘우리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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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포우리만두에서 선보이는 쫄면은 원조쫄면인 ‘우리쫄면’을 비롯해 ‘매운쫄면’ 그리고 ‘면이 가는 냉쫄면’ 총 3가지다. 원조쫄면은 우동처럼 굵은 면발에 콩나물과 채썬 오이, 양배추, 삶은 계란을 고명으로 얹고 매콤한 양념과 함께 낸다. 굵고 탱글탱글한 면발과 아삭하게 씹히는 각종 채소가 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침샘을 자극한다. 좀 더 부드러운 목 넘김을 원한다면 ‘면이 가는 냉쫄면’이 딱이다. 새콤달콤 시원한 육수에 가느다란 면발이 어우러져 매운 함흥냉면을 먹는 듯 색다른 느낌이다.
★가격=우리쫄면·매운쫄면·면이 가는 냉쫄면 각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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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풍남동 베테랑 분식=
전주 한옥마을을 찾는 이들이 대부분 들르는 순례코스가 중앙여고 앞 ‘베테랑 분식’이다. 진하고 구수한 국물의 칼국수부터 만두, 콩국수 등이 ‘과연 맛고장 전주’를 외치게 만든다. 이중 빼놓을 수 없는 메뉴가 쫄면이다.
언뜻 보면 샐러드같다. 양배추와 콩나물, 오이채가 면을 가릴 정도로 푸짐하게 얹혔다. 면 가닥보다 더 많아 보이는 양배추는 방금 썰어내 아삭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한 젓가락씩 집을 때마다 양배추 반 쫄면 반이다. 아삭아삭 씹는 맛이 쫄깃한 면발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면서도 꽤 잘 어울린다. 입에 넣는 순간 정수리에 땀이 찔끔 날 만큼 매콤한 양념이 양배추, 콩나물과 섞여 한층 부드러워질 때 쯤 면을 삼키면 된다.
양이 꽤 많지만 면과 함께 쪼로록 빨아들이다 보면 어느새 싹싹 비우게 된다. 만두와도 궁합이 딱이다. 피가 얇디얇은 이 집 만두는 아삭 쫄깃한 쫄면과 명콤비를 이룬다. 과연 명불허전이다. 듣자니 서울에도 분점이 생겼다고 한다. 다행이다.
★가격=쫄면 6000원. 만두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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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진짜쫄면 & 풀무원 탱탱비빔쫄면=적어도 쫄면 가격에는 쫄면 안된다. 대충 5000~6000원 선이다. 게다가 대체재도 있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쫄면도 꽤 맛있다. 수퍼마켓에 갔더니 여러 종류가 있다. 쫄면 좋아하는 인구가 꽤 많나 보다. ‘핵ZONE맛’을 위해 집에서 만들어 비교해봤다. 오이채와 콩나물, 양배추도 곁들였다. 아! 계란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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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오뚜기 ‘진짜쫄면’. TV CF속 이영자가 호로록 맛있게 먹는 그 쫄면이다. 건더기 스프엔 말린 양배추가 좀 들어있고 계란을 형상화(?)한 건어묵도 있다. 생긴 것은 꼬불꼬불하니 라면인데 팔팔 끓일수록 쫄깃한 쫄면 식감을 닮아간다.
양념은 맵다. 특히나 매운 편이다. 채소를 잔뜩 섞었음에도 매운 맛이 약해지지 않는다. 불닭볶음면처럼 매운 맛을 즐기는 이라면 주저없이 선택할 맛이다. 오리지날 쫄면 만큼 씹는 맛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힘이 살아있다. 너구리보다 당기는 힘이 좋다. 화끈하면서도 달달한 양념이 입맛을 당긴다.
150g으로 양이 꽤 된다. 간식으로는 물론, 간단한 식사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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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생면식감 ‘탱탱비빔쫄면’은 생면질감을 강조한다. 유탕면이 아니다. 라면 특유의 꼬불함이 덜하다. 면을 넣고 5분 이나 끓여야 한다. 강력분으로 특유의 식감을 살리기 위해서다.
업체에서 강조하는 대로 면의 질감은 굉장히 쫄면과 닮아있다. 입술을 동그랗게 모아 쪼로록 빨아대는 그 감촉이 너무도 마음에 든다. 양념은 풍미가 진하면서도 부드럽다. 매운 맛은 오뚜기 것보다 덜하다. 건더기 스프도 더 풍성하고 다양하지만 양은 123g으로 적다. 매운 맛으로 쫄면을 찾는 이에게는 다소 매력이 떨어지겠지만 풍성한 양념 맛과 쫄면 면발의 느낌을 선호하는 이에게는 더 낫다.
두 브랜드 모두 비빔라면과는 다른 맛이다. 쫄면을 닮아있다. 어설픈 분식점의 것보다 훨씬 낫다. 무엇보다 간편하게 기본 맛 이상을 챙길 수 있어 좋다. 단, 채소를 준비하지 않고 그냥 면만 뜯어 끓이면 많은 부분이 아쉬울 듯 하다.(오이채라도 썰어야…).
★가격=쿠팡 최저판매가 기준. 오뚜기 진짜쫄면(1개) 1090원, 풀무원 생면식감 탱탱비빔쫄면(4개입) 3980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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