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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힘이 납니다.”
지난 주 국내 최고의 대회로 꼽히는 내셔널타이틀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우승한 최민철(30)이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오픈 우승이 찻잔 속의 돌풍이 아니라 태풍임을 입증했다.
그는 29일 경상남도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0·6950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PGA 선수권(총상금 10억원·우승상금 2억원) 1라운드에서 태풍처럼 9언더파를 몰아쳐 대회 코스레코드를 갈아치웠다. 하루 전날인 28일 대회 첫 날 우천으로 경기가 지연되면서 10번홀까지 마친 최민철은 5번홀부터 10번홀까지 6홀 연속 버디를 낚은 뒤 잔여 경기를 이튿날 치렀다. 둘째날 11번 홀에서 경기를 재개한 최민철은 아쉽게 11번홀에서 파를 하면서 연속 버디행진을 마감했지만 12번 홀부터 14번 홀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펄펄 날았다. 비록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하기는 했지만 18번홀에서 버디로 만회한 최민철은 9언더파 61타로 코스레코드를 1타 차로 경신하며 단독 선두로 대회 1라운드를 마쳤다. 61타는 대회 18홀 최저타 기록이기도 하다.
경기가 끝난 후 최민철은 “어제 6홀 연속 버디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던 중 일몰로 경기가 순연됐다. 최다 연속 버디 기록을 의식하고 있었다.(웃음) 기록에 도전해보려고 했는데 오늘 아침 잔여경기 첫 홀(11번홀)에서 파를 하면서 아쉽게 됐다. 하지만 이후 12번홀(파3)부터 14번홀(파4)까지 연속 버디를 하는 등 코스레코드까지 세워 기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민철은 1라운드를 마치자마자 바로 2라운드 경기를 시작해야 했다. 체력적인 부담 때문이었을까. 그는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범하면서 이븐파로 2라운드를 마쳐 중간합계 9언더파 131타로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에 대해 최민철은 “확실히 하루에 26개홀 플레이를 하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2라운드 중간에 탈진과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집중력을 잃기도 했지만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마무리를 잘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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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개의 선수들이 우승한 다음 대회에서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 이틀 동안 좋은 성적으로 상위권에 포진, 우승경쟁을 벌이게 됐다. 지난주 한국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차지한 최민철은 지난 1971년 한국오픈과 KPGA 선수권대회를 동시에 석권한 한장상 이후 47년 만에 두 대회 동시 석권에 도전하게 된다.
그는 우승 직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비결에 대해 “메인 스폰서인 우성종합건설의 연고지가 부산이라 대회장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러 오셨다. 보내주신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또 47년만에 ‘KPGA 선수권대회’와 ‘한국오픈’ 동시 석권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기 위해 지난주 우승 한 뒤 들뜬 기분도 다독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토록 바라던 첫 우승을 했지만 바쁜 일정으로 가족들과 축하 자리를 갖지도 못했다. 그래서 아직은 큰 실감은 못하지만 “우승 후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셔서 자신감이 더 생기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지나갈 때 ‘파이팅’이라고 외쳐 주실 때마다 많은 힘이 된다”며 웃었다. 그는 남은 라운드에 대해 “주말에 비 예보가 있으니 날씨에 맞게 클럽 선택도 신중하게 해야 할 것 같다. 결과보다 과정에 충실하면 분명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지난주 우승의 압박감을 이미 경험해봤기 때문에 익숙한 것 같다.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면서 대기록에 도전해보겠다. 또 우승자에게 CJ컵 출전권도 주어지는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있는 표정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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