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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마라도나 페이스북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디에고 마라도나의 기행은 계속된다. 이번엔 국제축구연맹(FIFA)과의 갈등이다.

마라도나는 6일 자신의 SNS에 “내가 FIFA에 대해 언급한 내용 중 몇 가지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걸 인정한다”라며 “FIFA 관계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썼다.

마라도나는 지난 4일 베네수엘라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2018 러시아월드컵 심판 판정과 FIFA의 태도에 대해 독설을 날렸다. 잉글랜드가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8강에 오르자 “기념비적 강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주심이 콜롬비아 선수의 반칙을 지적하며 페널티킥을 선언했지만, 사실 잉글랜드 공격수 해리 케인의 반칙이었다. 심판이 왜 비디오판독시스템을 활용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마라도나는 주심뿐 아니라 FIFA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잉글랜드의 경기에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미국인 심판을 투입했다”라며 FIFA의 심판 배정 시스템이 잘못됐다는 점을 비판했다.

영향력이 큰 마라도나의 발언에 FIFA도 응수했다. FIFA는 공식 채널을 통해 “축구 역사를 쓴 선수가 축구를 부정하는 발언을 들어 유감이다. 마라도나의 발언은 부적절하며, 근거도 없다”라고 단호하게 밝혔다.

FIFA가 명확한 입장을 내놓자 마라도나는 꼬리를 내렸다. 마라도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FIFA의 공식 초청을 받아 경기장을 순회하고 있다. 교통비와 숙박비, 생활비 등을 합쳐 하루에 1만 파운드(1500만원)의 거액을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IFA의 도움을 받아 이벤트를 즐기면서 정작 FIFA를 저격하는 행동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빠른 사과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마라도나는 이번 대회 내내 기행을 저지르고 있다. 지난달 16일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 경기 도중에는 자신을 응원하는 한국팬을 향해 인종차별적 제스처를 취했다. 금연인 관중석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난달 27일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에서는 ‘손가락 욕’을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고 전 세계로 송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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