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령 (7)

“남들보다 한발 더 뛰면 못할 게 없습니다.”

이상민, 김일중, 이지애, 지숙 등이 속한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Dmost·이하 디모스트)의 아티스트는 현재 30여명이 훌쩍 넘는다. 비단 그 숫자 뿐만 아니라 인적 구성면에서도 방송인과 아나운서를 비롯해 안내상, 우현 등 탄탄한 배우 라인업도 자랑하고 있고 성우, 스타일리스트, 칼럼니스트, 쇼호스트, 댄스스포츠 선수, 셰프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도 함께 하고 있다.

유명스타를 내세운 대형 기획사 사이에서 디모스트는 자신만의 장점을 가지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가며 내실을 탄탄하게 키워왔다. 2017년 1월 설립 후 1년 6개월 동안 디모스트는 다양한 분야의 스타를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이뤄내며 쇼·예능 업계 신흥 강자로 등극했다. 어떤 산업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변화가 빠른 엔터 업계에서 디모스트는 이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누구보다 바쁘게 뛰고 있고 그 중심에는 김다령(44) 대표가 있다.

김다령 대표는 연예 매니지먼트 업계 발을 들인지 20년이 되던 지난해 디모스트를 설립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내 이름을 걸고 하는 사무실이라 책임감도 커지고 한발 더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서 “드라마에서 ‘MOST스럽게’라는 유행어도 있었는데 ‘MOST’는‘BEST’와 함께 최상급을 의미한다. 사실 앞에 ‘디’는 다령의 영어 약자다. 의미를 풀자면 ‘다령 최고’라는 뜻인데 20년만에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만든 사무실이기에 내 이름에 대한 것이 들어갔으면 했다”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사실 그가 연예계 처음 얼굴을 비춘 것은 ‘매니저’가 아닌 ‘가수’였다. 1993년 그룹 ‘잉크’에 이어 남성 4인조 지큐(GQ)로 활동한 그는 팀 해체된 후 당시 지큐를 프로듀싱한 주영훈의 권유로 ‘매니저’의 길을 걷게 됐다. 2003년 현영 등을 발굴하며 매니저로서 능력을 발휘했고 플레디스 이사, 코엔스타즈 대표, 초록뱀 E&M 대표를 맡아오며 음반 제작사, 예능 제작사, 드라마 제작사를 두루 섭렵하며 경력을 쌓았다.

“가수에서 매니저가 되면서 처음에는 힘들기도 했지만 그 시기가 지나자 당당해졌다. 오히려 PD들이 나를 먼저 알아보면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주영훈 씨는 다방면에서 활동했기에 일도 빨리 배웠다. 그리고 현영을 데뷔시키고 메인 MC 자리에 섰을 때 너무 기뻤는데 매니저가 천직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연예계 생활만 25년인데 그 동안 음반·예능·드라마 제작에 대한 노하우를 모두 축약한 곳이 바로 디모스트다. 내 회사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모든 것을 쏟아부으면서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있었다. 속된 말로 ‘망하지 않겠다’ 생각했고 반지하라도 내 집에 살고 싶지 타워팰리스도 월세에 살고 싶지 않았다.”

디모스트는 대형 기획사 사이에서 분명한 자신의 색을 지켜내며 성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쇼·예능 쪽이 강점인데 대형 기획사의 장점이 브랜드 파워라면 우리는 끈끈함이 있다”면서 “믿고 와 주는 연예인이 많은데 조금 더 젊게 트렌디하고 기획력있게 하길 원하는 분들이 있다. 연예인이 대형 기획사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아직 인간 대 인간으로 끈끈함을 원한다”고 전했다.

또 “우리는 블루오션을 찾아 틈새시장을 공략해 튼튼한 회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아나운서의 경우에도 야구여신이 화제일때부터 최희·공서영을 영입했고 프리랜서 선언한 분들도 하나둘씩 하다보니 이제는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모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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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대형기획사가 아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고개를 내저으며 “연예인이 많다고 대형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예능 ‘다이소’ 같다. ‘다이소’라는 단어 자체가 어떻게 들릴 지 모르지만 현재 수 많은 방송 콘텐츠가 생산되는 가운데 우리는 다양한 포맷과 장르의 프로그램에서 찾는 다양한 연예인이 있다. 향후에도 여러 분야의 셀럽은 물론 우리도 계속 유튜브나 개인 방송을 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들과도 계약할 계획이다. 우리가 이들을 통해 새로운 기획도 할 수 있고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디모스트에는 속칭 대형 스타로 불리는 연예인이 많진 않다. “우리는 A급 스타를 만들고 싶지만 의존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2인자가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A급의 의존도가 높으면 쉽게 무너질 수 있는데 우리는 아래부터 탄탄하게 피라미드를 쌓아올라가고 있기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미 잘 되고 있는 친구를 많은 돈을 주고 계약하기보다는 잠재적인 가능성에 투자하고자 한다. 모든 신인부터 기성 연예인까지 미팅을 하고나서 판단한다. 끼와 가능성이 있는 분에게 조금 더 힘을 실어주고 가다듬어 주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

현재 디모스트의 대표 연예인은 이상민이다. 이상민은 김다령 대표와 8년간을 함께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김 대표는 “사실 디모스트를 하면서 이상민이 다시 지상파에 나갔을 때 가장 뿌듯했다. 또 SBS ‘미운 우리 새끼’ 첫 방송이 시청률 20%를 넘었을 때도 굉장한 보람을 느꼈다. 지난해 연예대상 이상민은 물론 어머님도 상을 탔는데 일년 농사를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면서 “재기에 성공한 연예인이 많지 않은데 이상민은 정말 한결 같고 방송 밖에 모른다. 대중과 시청자가 한번 더 기회를 주시는 느낌인데 본인도 과거에 실패를 잘 알고 있다. 과거와 달리 성실하고 세심함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상민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채무를 다 갚고 나서 기부에 대해 교감을 나누기도 했다. 사랑 받은 만큼 보답하고 싶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눈여겨 보는 소속 아티스트는 누구일까. 그는 ‘김일중’을 가장 먼저 꼽았다. “ 모두 나에게 다 소중한 사람인데 김일중은 예능감이 있고 진짜 잘한다. 전현무까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그에 못지 않게 따라갈 수 있는 끼와 매력이 있다. 현재 배우쪽도 신인부터 중견배우까지 고르게 있는데 우현 선배가 드라마 쪽에서 많은 일을 해 주시고 후배들도 잘 챙겨주시고 있다. 김광식도 앞으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30여명이 넘는 아티스트를 효율적으로 매니지먼트 하는 디모스트만의 노하우는 무엇일까. 김 대표는 “남보다 한발 더 뛰면 못할 게 없다”고 강조했다. “평소에도 일에 대한 신경만 쓴다. 개인적으로도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 미팅을 자주한다. 지상파, 종편, 케이블, EBS 등 모든 채널과 다양한 플랫폼에 소속 아티스트가 출연하는데 여의도를 일주일에 3번 이상은 나간다. ‘디모스트’에 왔는데 일이나 매니저 때문에 망한다는 소리가 나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티스트마다 기복이 있을 수 있고 또 사건·사고가 있는 연예인이 생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스타를 만드는 것도 매니저지만 연예인이 생명력이 길게 사랑 받게 하는 것이 진짜 잘하는 매니저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재 쇼·예능과 배우 체계를 견고히 구축해 나가는 디모스트는 음반 제작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걸그룹 레인보우 출신 지숙이 솔로 싱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지숙은 우리 사무실에 왔을때부터 솔로 앨범을 내주고 싶었다. 팔방미인인데 솔로 가수로서의 타이틀을 새롭게 만들어 싶었다”면서 “내가 못하는 것을 무모하게 하기보다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소속 아티스트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고 싶다. 그렇다고 아이돌을 제작하는 것은 아니고 OST를 부르거나 음반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내년까지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기대했다.

이어 “ 다만 콘텐츠 제작은 지금도 주변에서 제의가 오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직 디모스트가 더 안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리하게 제작을 하면 연예인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내 안에서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 오면 하려고 하는데 향후 5년 뒤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아카데미도 꿈꾸고 있다. 드라마·예능·음반 제작, 매니지먼트 등을 다 경험했는데 현재 회사를 대기업으로 키우는 것도 꿈이지만 그 동안 쌓은 노하우를 아카데미를 통해 많은 기회를 주고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길러내고 싶다.”

글·사진|홍승한기자hongsfil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