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남태희가 7일 고양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2018. 9. 7 고양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고양=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완벽한 출발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에서 승리를 손에 넣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이재성과 남태희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따냈다.

벤투 감독의 데뷔전은 공수 양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4-3-3 전술로 90분간 경기를 치르면서 ‘장현수 시프트’를 활용하는 등 변화를 주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수비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잔 실수가 나오긴했지만 실점으로 이어질만한 큰 위기는 찾아오지 않았다. 공격에서는 스리톱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좋았고, 특히 공간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패스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한국은 전반 중반부터 공격이 활발하게 전개됐다. 전반 28분 상대 페널티박스 인근에 위치한 손흥민에게 정확한 롱패스로 공격 기회를 제공했다. 손흥민은 안정적인 볼 컨트롤 이후 강력한 오른발 슛을 시도했고, 상대 GK 선방에 막혔지만 위협적인 슛을 보여줬다.

4분 뒤에는 기성용의 정확도 높은 패스와 남태희의 빠른 발이 페널티킥을 만들어냈다. 전반 32분 기성용의 롱패스를 잡기 위해 상대 골문으로 뛰어들던 남태희가 상대 수비수 감보아에게 반칙을 얻어내면서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다.

PK에서는 운도 따랐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강한 슛을 시도했지만 오른쪽 골 포스트를 강타하고 나오면서 실축이 됐다. 하지만 리바운드 된 볼을 이재성이 침착하게 골문 앞으로 차 넣으면서 득점을 기록했다. 이재성은 A매치 40번째 출전경기에서 7번째 골을 작성했다. 가장 최근 골맛을 본 것은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지난 6월 1일 보스니아전에서 기록한 득점포다.

한국은 리드를 잡은 이후에도 추가골을 계속해서 노렸다. 전반 40분에는 손흥민-이재성-남태희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 논스톱 패스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시도한 남태희의 강력한 오른발 슛은 GK 알바라도의 선방에 걸려 아쉬움을 남겼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미드필더 기성용을 대신해 수비수 김민재를 교체 투입시켰다. 김민재가 그라운드에 들어가면서 전반 포백라인의 중앙수비를 책임졌던 장현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후반 중반에는 최전방 스리톱 가운데 지동원과 이재성을 대신해 문선민과 황의조를 투입하면서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계속해서 주도권을 잡았지만 추가골은 막판에야 나왔다. 2번째 골은 남태희의 개인기가 빛난 득점 장면이었다. 남태희는 후반 33분 역습상황에서 손흥민에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로 진입하면서 수비수 한명을 제쳐냈고, 골문 앞에서 빠른 발놀림으로 다시 한번 수비수를 제친 뒤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흔들었다.

남태희의 35번째 A매치에서 5호골을 작성했다. 남태희가 대표팀에서 마지막으로 득점포를 가동한 것은 2016년 11월 우즈베키스탄과의 월드컵 예선이 마지막이다. 2점차 리드 이후 손흥민과 이승우 등이 계속해서 코스타리카의 골문을 노렸지만 GK 선방으로 인해 추가골을 나오지 않았다.

이 날 고양종합운동장에는 3만6127명의 관중이 들어차 매진을 기록했다. A매치 홈경기가 매진 사례를 기록한 것은 2013년 10월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6만5000여석의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만원을 이뤘다.

이번 매진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금메달이 큰 영향을 발휘했다. ‘김학범호’가 우여곡절 끝에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면서 A대표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벤투호’ 1기에는 손흥민을 비롯해 7명의 아시안게임 멤버들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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