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국내 콘텐츠 수출 가운데 절반을 넘게 차지하며 콘텐츠 산업 가운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게임산업이다.
하지만 게임은 다양한 콘텐츠 가운데 가장 많은 공격과 규제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셧다운제도 선택적 셧다운제 강제적 셧다운제로 이중으로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웹보드게임의 경우 1명이 1개월간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금액도 30만원으로 제한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비롯해 지난 국회에서는 게임을 술과 도박 등과 같은 중독물질로 보는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근에는 WHO가 게임 중독에 질병코드를 부여하겠다는 움직임이 있기도 했다.
이렇듯 엄혹한 상황과 세계적인 경기 둔화 속에서도 한국 게임산업은 2016년 대비 2017년 12.4%(2017년 4분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로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국내 수출 면에서는 어떤 콘텐츠 산업보다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국내 전체 콘텐츠 수출액의 50% 이상을 게임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중심에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다양한 규제 상황에 대한 대응은 물론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한 국내외 현실을 극복해 나가며 한국 게임산업의 핵심 행사 ‘지스타’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렇듯 국내 게임산업의 중심에 선 게임산업 협회를 이끌고 있는 강신철 회장을 만나 한국 게임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문제점과 해결책, 그리고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에 대해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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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기업에 있다 보면 산업 전반을 살피는 시야는 좁아질 수밖에 없는 듯하다. 협회장을 맡게 되면서 각계각층과 만나고 이야기 들으면서 이전엔 알지 못했던 영역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다른 분들보다 제가 부족했기에 생긴 문제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산업이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와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크게 느끼게 됐다.
개별 기업들은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최우선이겠지만, 산업이 사회와 소통하는 부분에서는 같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겠지만 계속 더 노력해 나갈 것이다.
- 해외 많은 전시회 및 행사에 참여하고 있고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2018년 현 한국 게임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해외와 비교했을 때 한국 게임업계의 문제점, 혹은 한계는 명확하다. 게임에 대한 사회의 근거 없는 부정적인 인식이 변함없이 굳건하고 여전히 확고하다는 점이다. 해외 전시회나 행사에 참석해보면 각국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만면에 자신감이 가득하다. 4차 산업혁명의 주역, 최첨단 ICT 산업이자 종합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한껏 표출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게임스컴만 봐도 메르켈 총리가 현장을 방문하며 게임산업에 대한 독일 국가 차원의 관심을 예상케 했다. 일본만 봐도 아베 총리가 지난 브라질 올림픽 폐막 당시 게임 캐릭터인 ‘마리오’로 분장해 차기 도쿄 올림픽을 홍보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요원하다. 게임산업에 투입되는 비용과 노력, 그로 인해 창출되는 고급 가치는 애써 외면한 채 ‘게임이 문제의 원인이니 규제하자’는 일방향 논리가 여전하다.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도 새로운 도전보다는 소극적인 방향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일례로 ‘포켓몬고’가 우리나라에서 출시됐다면 보행 시 사고 유발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지탄을 받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기업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문제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어야 하는데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업계와 소통을 통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최근 세계 시장에서 한국 게임산업 위상의 변화가 있다면 어떤 것들인가?올해 게임 질병코드 문제가 불거지며 각국 게임 협단체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았다. 그들과 대화하면서 느낀 부분은 우리나라가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게임을 잘 만들고, 또 잘하는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게임산업 규제를 선도한다는 인식이 뿌리내렸다는 점이다. 전 세계 게임업계는 이번 게임 질병코드 신설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가장 적극적인 방어를 해왔다는 데 동의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일부 해외 매체들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WHO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과거 국회에서 추진됐던 게임중독법도 마찬가지다. 미국 게임 단체 ESA는 당시 대한민국 국회를 대상으로 이를 반대한다는 성명문을 제출한 적 있다. 유럽 몇몇 국가들의 경우 이번 교류를 계기로 우리나라 셧다운제에 대해 처음으로 접하고 조소 섞인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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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변화에서 한국 게임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는지?
인식 제고를 위한 사회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본다. 10대부터 40대까지 게임을 즐겨온 세대들은 게임이 가진 긍정적인 가치에 대해 비교적 잘 인지하고 있지만 그 이상 세대들에게는 이 부분이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게임이 ICT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 신성장동력이자 문화콘텐츠 산업 수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유망 콘텐츠로써 재평가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 게임 질병 코드 문제도 있었다. 앞으로 업계와 함께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가?국내 관련 단체들, 그리고 북미, 남미, 유럽, 아프리카, 호주 등 세계 협단체들과 협력해 각국 정부와 WHO를 대상으로 임상 실험 데이터 부족, 진단 기준의 모호성 등에 대한 문제를 지속 제기하고 있다. 동시에 게임과 과몰입의 상관관계, 질병 코드 도입 시 부작용 등에 대한 실증적인 전문 연구를 적극 수행할 예정이다.
- 최근 업계에 당면한 문제라면 PC 온라인게임에서 결제한도 문제와 확률형 아이템 관리가 있다. 양측이 어떻게 보면 배치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해법이 있다면?PC온라인게임 결제한도와 확률형 아이템은 근본적으로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결제한도는 법에 명시되지 않은 규제로 어떠한 근거와 실효도 없이 오랜 시간 산업만 옥죄고 있는 제도적 모순을 지적하는 문제다. 반면 확률형 아이템은 특정 비즈니스 모델로 구매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올 7월부터 자율규제 강령을 개정하고 각 상품마다 관련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별 확률 공개를 원칙으로 했다.
- 구글, 애플과 같은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적 지위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는데독점적인 플랫폼 사업자이다 보니 개별 게임사가 협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산업 자체가 플랫폼 사업자의 과도한 수수료 때문에 과도하게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작은 기업들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해법을 찾아야 한다. 30%라는 수수료율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상생의 그림이 돼야 하는데 최근 게임 기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타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가 과도한 수수료를 떼고 있는 현실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의 규제도 규제지만 실질적으로 독점 플랫폼 사업자와의 문제는 생존이 걸린 더 큰 문제다. 구글과 애플에서 한국에서 수익이 나는 만큼의 기여가 필요하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이런 문제를 풀지 않는다면 정부 차원에서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 아직 구체적인 안은 없지만 정부에서 나선다면 협회도 이런 부분에서 적극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자 한다.
-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협회의 입장은?현재 국내외 일부 기업 차원에서 게임 콘텐츠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블록체인은 비단 게임뿐만 아니라 ICT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신기술로 앞으로 분야를 떠나 기존 산업군에서도 수많은 관심이 집중질 것으로 본다. 기술 자체가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관련 전문가도 극히 드문 상황이다. 협회 차원에서는 섣불리 이에 대한 입장을 세우기보다는 시장 영향과 상황을 살피는 단계다. 다만 게임과 ICT 첨단 신기술이 뗄 수 없는 관계인만큼 앞으로도 계속된 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2기 강신철호 취임하면서 자율규제를 지향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의 성적표를 말해준다면.게임과 같이 트렌드에 민감하고 변화가 빠른 산업은 개정에 많은 절차와 시간이 소요되는 외부의 제도적인 규제가 적합하지 않다. 검토를 거쳐 적용했을 때는 이미 다른 아젠다가 등장하는 식이다. 이 경우 매번 제도의 실효성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자율규제는 업계 스스로의 참여를 전제로 하는 만큼 시장 변화에 맞춰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실제로 2015년 협회장 취임 이후 벌써 3차례에 걸쳐 자율규제를 보완하고 개정해왔다. 제도적인 절차로는 불가능한 속도다. 실효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2017년도 최초 강령 도입 시 업계의 자율규제 준수율은 65%에 불과했으나 올 6월에는 20% 이상 늘어난 88.3%를 기록했다. 업계의 적극적인 공감과 협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의 참여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협회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향후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함께할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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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스타 조직위원장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지스타와 올해 열리는 지스타의 가장 큰 차별점
올해의 경우 에픽게임즈가 해외 기업 최초로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며 앞으로 글로벌 외연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현재 에픽게임즈를 비롯해 참가사들과 지스타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 자세한 내용은 차차 공개해 나가겠다. 자신 있는 것은 올해 지스타는 예상을 뛰어넘는 그 ‘무엇’을 기대해도 좋다는 것이다.
- 향후 지스타의 지향점을 말해준다면?지스타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게임인들과 유저들이 함께 어울리는 국내 최대 게임문화축제로서 제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다. BTC관은 관람객들이 지스타 현장에서 좀 더 다양한 기업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해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각국 게임업계에서 지스타에 대한 관심이 파악되고 있으며, 내년, 내후년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TB관은 온라인·모바일·콘솔 등 장르나 플랫폼, 어느 한쪽에도 편중되지 않은 활발한 아시아 게임 비즈니스의 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최근 아시안게임 e스포츠 응원단을 구성해 현장을 찾았는데 현장에서 느낀 게임 산업과 e스포츠의 협업 관계에 대한 생각이 있었는지?아시안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북미, 유럽 등 지역을 가리지 않는 수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아 본인들이 응원하는 팀과 선수를 목 놓아 외쳤다. 외신들 역시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취재 열기로 경기장을 뜨겁게 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경기장 밖 선수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언론 보도, 방송 등을 통해 그 자체 스토리로 재생산됐다는 점이다. 게임과 e스포츠가 이제 다른 문화콘텐츠 산업, 그리고 스포츠와 같은 위상을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 게임산업 종사자로서 e스포츠와의 협업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이번 응원단을 계기로 양쪽이 보다 활발한 교류를 이어나가기를 기대한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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