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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PD에서 변호사로 변신하기까지 힘든점은 없었을까. 가장 궁금한 것 중 하나는 이용해(51) 변호사의 생각이었다. 어찌보면 젊은 세대들과 치열한 경쟁을 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함께 할 수 있었기에 지금의 자리가 가능했을 거라 본다. 여기에는 그의 화려한 이력이 큰 작용을 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SBS에서 제작본부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좋은 친구들’, ‘이홍렬 쇼’, ‘SBS인기가요’ 등 예능 프로그램과 ‘행진’, ‘LA아리랑’, ‘오렌지’ 등 시트콤을 연출한 바 있다. 이후 초록뱀미디어 제작본부 본부장으로 MBC ‘불새’와 ‘주몽’, SBS ‘올인’ 등 드라마 제작에 참여했으며, ㈜메이콘텐츠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E채널 ‘용감한 기자들’, tvN ‘두 번째 프러포즈’ 등을 제작했다. 올해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 법무법인 화우의 지식재산권그룹(IP그룹)에 합류했다.

PD로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 만큼, 이해도가 높을 것이다. 무엇보다 엔터업계의 유연한 사고와 법률계의 전문적 지식을 이보다 더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았다.

먼저 현 시대를 움직이는 50대로 청소년 그리고 청년들에게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이 궁금했다.

“고은 시인의 ‘길’이라는 시가 있어요. ‘길이 없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숨막히며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부터 역사이다’. 정해지고 약속된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거꾸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이죠. 청소년기는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백지이기에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희망이 있어요. ‘되도록 많은 도전을 해보고 경험을 쌓으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저 또한 20~30대에는 SBS PD로서 전국민이 알아주는 프로그램 하나만이라도 연출하는게 꿈이었죠. PD라는 직업 자체도 고등학교 때 꿈과는 달라요. 대학에 와서야 꿈꿨죠. 나이 50이 넘어서 이제는 법률가로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어요. 인생이 그런 것 같아요. 너무 자신을 한가지 틀에 가두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 길이 열리고 새로운 삶으로 채워집니다.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다만 결코 멈추지도 마시기를 바랍니다.”

이용해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누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간혹 자신의 얘기를 하지만,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질문을 쏟아내는 열정 때문이다. 여기에 사람의 말을 귀기울이는 진지함도 함께 동반된다. 이러한 까닭에 그의 하루 일과 역시 굉장히 바쁘다. 변호사가 되서 달라진 것도 있다. 우선 출퇴근 복장이 달라졌다. PD시절에는 특별한 일 있을 때만 입던 정장을 매일 아침 입는다. “이제는 (정장이)교복같아 편하다”며 너스레를 떤 이 변호사는 “나도 아침에 컴퓨터를 켜고 이메일을 확인하고 그 날 할 일을 정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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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PD시절 이용해 변호사(왼쪽). 방송인 변정수와 함께 찍은 사진. 제공| 이용해

20~30대 젊은 세대들과 함께 공부를 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을까. 그는 올해 ‘제7회 변호사 시험’에 51세 최고령 합격자로 이름을 올렸다. 반대로 올해 최연소 합격자는 23세로 우스갯 소리로 ‘아들뻘 이다’는 말도 들었다.

그는 “로스쿨 시절에 최연소인 친구와 함께 다니면, ‘아들과 아버지’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었다. 사실 50대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다는 건 생각과 달리 쉽지 않았다”면서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해 법학 교양 과목조차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공부를 해보니 혼자 뒤처지는 것 같았다. 이런 힘들었던 시기에 저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며 오기로 버틸 수 있게끔 해준 사람이 바로 다름 아닌 ‘젊은 세대의 동기들’이다. 아마도 로스쿨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젊은 세대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았을 텐데, 이 시기가 젊은 세대의 사고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됐다”며 모든 공을 젊은(?) 동기들에게 돌렸다.

이용해 변호사의 인생2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화려한 수식어로 법조계에 들어온 만큼, 주목하는 시선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다는 게 사람 이용해의 말이었다. 더불어 “자신과 같은 길을 가고자하는 후배들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우해 더 노력을 하겠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PD생활을 오래했기에 누구보다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죠. 고도성장기에 살아온 저로서는 열심히 일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고 그걸 당연시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함에도,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많이 제한되 있는 것 같아요. 아마도 로스쿨 다니면서 젊은 세대와 소통할 기회가 없었다면 그 안타까움의 정도는 피상에 그쳤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헬조선 등 신조어가 난무하는 데, 어쩌면 젊은 세대들에겐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법률가는 사회의 갈등을 해결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해야하고, 또 해결의 단초가 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이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whice1@sportsseoul.com

사진| 법무법인 화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