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 가을에도 야구하고 싶어요, 오늘 선발출전 [포토]
롯데 김원중이 2일 문학 SK전 선발출전해 투구하고 있다. 문학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마산=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롯데 김원중(25)이 오랜만에 호투하며 롯데 벤치가 품은 마음의 짐을 한결 덜어줬다. 잇단 총력전 속에 불펜 투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려있는 롯데 입장에선 김원중의 호투가 반갑기만 하다.

김원중은 7일 마산 NC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2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8승(7패)째를 수확했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았지만 무엇보다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날 경기 전 롯데 조원우 감독은 “불펜 투수들이 고생하면서 과부하가 걸려 있다. 앞으로 몇 경기 안남았으니 힘내자고 했다”며 “김원중은 좋을 땐 직구 구속이 145㎞를 상회하고 좋지 않을 땐 140㎞ 대 초반에 머문다. 오늘은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김원중의 호투를 바랐다.

기대보단 불안감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김원중의 투구 내용이 썩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 앞서 4경기에서 2승을 따내긴 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아 따낸 승리였다. 가장 최근 선발 등판 경기인 지난 2일 문학 SK전에서는 2이닝 5피안타(2피홈런)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그럼에도 김원중을 대체할 마땅한 선발 자원이 없는 롯데로서는 그가 호투해주길 바라는 수 밖에 없었다. 이날 김원중은 최고 구속 150㎞의 강력한 직구를 뿌리며 NC 타선을 힘으로 억눌렀다.

1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은 김원중은 2회 타선이 3점을 내주면서 든든한 상태로 마운드에 올랐다. 2회부터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4회가 백미였다. 재비어 스크럭스와 이종욱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손시헌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위기에 몰렸다. 이후 대타 이원재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박민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실점했지만 권희동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1실점으로 막아냈다. NC에 추가 점수를 내줬다면 경기 분위기가 NC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는데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냈다. 김원중은 5회에도 모창민과 노진혁에게 2루타를 맞고 실점했지만 더 이상의 위기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며 제 임무를 다했다.

경기 후 김원중은 “지난 경기에서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해 팀에 미안했는데 오늘은 만족스럽진 않지만 선발 투수로서 내가 맡은 최소한의 이닝을 끌고갈 수 있어 다행이다.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남은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원중의 호투는 롯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5위 KIA와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롯데는 매경기 총력전을 펼친 까닭에 불펜에 과부하가 걸려있다. 언제까지 불펜의 힘에만 의지할 수 없다. 더구나 롯데는 다음 주에도 KT와 더블헤더 등 빡빡한 경기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외국인 투수 외에도 토종 선발 투수들이 최대한 긴 이닝을 끌어주며 불펜 투수들의 짐을 덜어줘야 한다. 김원중은 앞으로 한 차례 정도 더 등판해야 한다. 로테이션상 광주 KIA전이 될 확률이 높다. 이날 호투로 다음 경기 등판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5위 도약을 향한 롯데의 플랜이 착착 맞아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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