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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계획이 틀어졌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0일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미얀마와의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2018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90분 내내 경기를 주도하고도 득점하지 못해 승점 1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미얀마도 같은 승점을 얻으면서 베트남은 조 1위 탈환에 실패했다. 두 팀이 승점 7에 득실차 +5로 동률을 이루지만, 다득점에서 미얀마가 2골 앞선다.
당초 박 감독의 목표는 조 1위였다. 스즈키컵에서는 1,2위만 4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A조 1위를 차지하면 B조 2위와 대결한다. 2위에 그치면 1위를 만나야 한다. 현재 B조 선두는 태국이다. 전력상 태국이 현재 순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태국은 베트남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상대다. 우승이 목표인 베트남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산이기는 하지만 이왕이면 늦게 만나는 게 좋다. 조 1위를 하면 필리핀이나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한 수 아래 팀과 싸울 수 있다.
조 1위를 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일정 때문이다. A조에서 선두로 토너먼트에 가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4강과 결승 2차전을 안방에서 치를 수 있다. 토너먼트에서 두 번째 경기를 홈에서 소화하는 것은 적지 않은 어드밴티지다. 1차전 결과에 따라 다양한 전술과 전략으로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 열광적인 4만여명의 홈팬들이 기를 불어넣는다는 점에서도 도움이 된다. 박 감독이 무조건 1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그러나 미얀마와 비기면서 좀처럼 1위 자리를 빼앗지 못하고 있다. 이제 한 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운이 따라야 한다. 일단 캄보디아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대승을 거두면 극적으로 반전을 만들 수 있다. 미얀마가 전력이 만만치 않은 말레이시아와 4차전을 치르는 만큼 대진 상으로는 베트남이 유리하다. 미얀마가 승리하지 못하기를 기대하거나, 이겨도 다득점을 기록하긴 어렵기 때문에 베트남은 캄보디아전에서 최대한 많이 넣고 승리해야 한다. ‘박항서 매직’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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