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KBO리그에서 4시즌을 뛴 메릴 켈리(31)는 2018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ML)로 역수출됐다. NC에서 뛴 후 밀워키로 이적한 에릭 테임즈에 이은 ML 역수출 사례다. 꿈에 그리던 빅리그 입성에 성공한 켈리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KBO리그 출신 외국인 투수들의 역수출도 활성화 될 전망이다.
켈리는 지난 2015년 SK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문을 두드렸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새 도전을 선택한 켈리는 KBO리그 데뷔 시즌 11승(10패)을 따내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이후 SK와 켈리의 동행은 3시즌 더 이어졌다. 2016시즌엔 9승(8패)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2017시즌 16승(7패), 2018시즌 12승(7패)으로 SK 1선발 역할을 잘 해냈다. 특히 2018시즌엔 한국시리즈에서 정규 시즌 우승팀 두산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마무리를 했다.
그간 빅리그 입성 의지를 여러차례 드러낸 켈리는 2018시즌 종료 후 SK와 재계약을 하지 않고 다시 한 번 도전을 택했다. 켈리의 의지를 잘 알고 있는 SK도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이후 켈리는 애리조나와 2년 550만 달러에 계약하며 ML에서 2019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KBO리그에 오기까지 ML 등판 경험이 전혀 없던 켈리가 KBO리그 활약을 발판 삼아 꿈을 이룬 것이다. 미국 현지 매체도 켈리에 대해 관심을 드러냈다. ML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30개 구단 별 2019시즌 기대 요인을 선정하면서 애리조나의 기대 요인에 켈리를 꼽았다. 이 매체는 “탬파베이의 팜 시스템에서 나와 KBO리그를 택한 켈리는 80~90마일 싱커를 던지는 투수에서 96마일의 강속구 투수로 변모했다. 일본에서 세인트루이스로 건너와 성공을 거둔 마일스 미콜라스의 사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저렴한 금액에 계약했지만 애리조나가 켈리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켈리가 보여줄 ML 활약은 고스란히 KBO리그에서 뛰는 다른 외국인 투수들의 향후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00만 달러 상한제 도입 첫 해 예상과 달리 새롭게 한국땅을 밟은 외국인 투수들의 연령대는 이전에 비해 한층 내려갔다. 수준급 커리어를 보유한 외국인 투수들도 KBO리그를 찾고 있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도 있지만 KBO리그를 바라보는 외국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대부분 KBO리그를 발판 삼아 ML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지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ML에 역수출 된 켈리가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다면 역수출 사례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2018시즌 종료 후 ML 입성을 노렸던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좋은 조건의 제안이 오지 않은 건 테임즈가 지난해 부진한 것과 연관이 없지 않다. 2019시즌을 KBO리그에서 보내는 외국인 투수들이 켈리의 ML 성적에 큰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superpower@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