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 ‘왕이 된 남자’ 여진구가 압도적 연기로 시청자들을 전율케 했다.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극본 김선덕, 연출 김희원, 제작 스튜디오드래곤)가 7일 뜨거운 기대 속에 첫 방송됐다. 여진구는 광기에 휩싸인 왕 이헌(여진구 분)과 쌍둥이보다도 더 닮은 광대 하선(여진구 분)으로 분해 첫 방송부터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극단의 인물인 이헌과 하선을 자신만의 색으로 풀어낸 여진구.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독보적 연기는 강렬하고 짜릿했다.
이날 방송에서 부왕(장혁 분)의 승하 후 즉위한 이헌은 간신 신치수(권해효 분)를 앞세워 동생 경인대군과 정적을 제거했다. 피바람을 일으키며 왕위에 오른 이헌은 위태롭고 비정상적인 광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반면 미천한 신분인 광대로 살지만 겁도 없이 왕을 놀이판에 올려 풍자하는 하선은 밥줄이 끊길 위기에 처하자 광대패들과 함께 한양으로 향했다.
성군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부원군 유호준(이윤건 분)의 믿음과 달리 적장자가 아니라는 콤플렉스와 자객의 암살 위협에 이헌의 광기는 날로 심해졌다. 자신의 목숨을 지킬 방법을 찾아내라는 이헌의 명령에 고심하던 이규(김상경 분)는 기방에서 놀이판을 벌이던 하선을 발견했다.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광대 하선과의 대면.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리는 이헌과 용포를 입고 두려움에 떠는 왕이 된 남자 하선의 대비가 안방극장을 전율케 했다.
여진구는 극단의 감정을 오가는 1인 2역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역시 여진구’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끝내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이헌의 눈물, 궁에 이는 피바람의 중심에서 광기로 휩싸인 이헌의 위태로운 내면을 빈틈없는 감정연기로 그려낸 여진구는 명불허전이었다. 여진구가 그려낸 이헌이 불같이 뜨겁고 위험했다면 하선은 자유롭게 순수했다. 능청스럽고 천진한 미소는 설렘을 증폭하기도 했다.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죽을까 두려워 방도를 닦달하는 이헌과 양반댁 장독을 깨고도 “잘하면 살판, 못하면 뒤질 판”이라고 초연히 여유를 부리는 하선에게 전혀 다른 얼굴을 입힌 여진구. ‘왕’ 이헌과 ‘광대’ 하선이 첫 대면하는 ‘숨멎’엔딩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대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 속에서 더욱 빛난 여진구의 묵직한 존재감은 강렬하고 짜릿했다. 천진한 소년의 얼굴부터 서슬 퍼런 카리스마까지 한계 없는 연기를 선보인 여진구. 변화무쌍하게 하선과 이헌의 서사를 쌓아 올린 그가 또 어떤 소름 돋는 연기 포텐을 터뜨리며 극을 이끌어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왕이 된 남자’는 임금(여진구 분)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쌍둥이보다 더 닮은 광대(여진구 분)를 궁에 들여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30분 tvN에서 방송된다.
사진ㅣ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