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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호 감독. 제공 l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포항이 예상보다 일찍 최순호 감독과 이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16년 가을 포항의 소방수로 왔던 최 감독이 2년 반 일했던 포항을 떠난다. 포항 측은 22일 “최 감독과 계약을 끝내는 쪽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4월22일 온라인 보도>

. 최 감독이 팀을 지난해 1부리그 4강에 올려놓으며 재도약하는 시점이어서 결별은 다소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포항은 이달 K리그1 5경기에서 1승1무3패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17일 FA컵 32강에서도 수원에 0-1로 패해 조기 탈락했다. 특히 21일 대구와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한 것이 타격이 컸다. 구단은 사령탑의 빠른 교체를 통해 분위기 쇄신을 도모하고 있다. 후임은 P급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김기동 현 수석코치다.

최 감독은 2016시즌 포항을 강등권에서 구해냈다. 지난 시즌엔 4강 달성하며 올해 아시아 무대 도전을 선언했다. 구단과도 2+1년으로 재계약을 했다. 야심찬 목표는 시즌 시작하기도 전부터 흔들렸다. 핵심 미드필더인 채프먼이 갑작스럽게 이탈했기 때문이다. 모친 병환을 핑계로 겨울 전훈 도중 호주를 간 채프먼은 한 달이 넘도록 복귀하지 않더니 결국 계약해지를 요구, 관철시켰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그의 이탈은 적지 않은 타격이 됐다. 여기에 최 감독이 ‘숨은 진주’로 여기고 뽑은 인도네시아 리그 득점왕 출신 공격수 데이비드가 부진한 것도 큰 문제가 됐다. K3 득점왕 출신 최용우도 데려왔으나 포항의 공격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김승대의 활약도 지난해 만큼은 아니다. 최 감독은 지난 3일 강원을 이긴 뒤 “4월 6경기에서 4승이 목표”라고 밝혔으나 목표가 물 건너가면서 순위가 10위까지 떨어졌다. 겨울 전훈 캠프부터 느슨했던 팀 분위기가 나아지질 않았다. 구단에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포항 관계자는 “아직 10경기도 치르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경기력이 나아질 수 있느냐가 (감독 교체의)판단 여부였다”며 “모두가 새로운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하지만 1~2경기를 보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방향을 봤을 때 변화 없이는 어렵다고 봤다”고 최 감독 퇴진 이유를 설명했다.

예른 안데르센 인천 감독에 이어 최 감독까지 한 타이밍 일찍 지휘봉을 내려놓게 되면서 올해 1~2부의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울러 이들 구단의 결정이 향후 성적 반등과 어떤 연관을 맺을지도 궁금하게 됐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