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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LA 다저스 류현진은 사타구니 부상 후 12일 만에 마운드에 복귀한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5.2이닝 동안 6안타 2실점 1볼넷 9삼진으로 호투했다.
다저스 전담 스포츠네트 LA 오렐 허샤이저, 라디오 KTLA 릭 몬데이 등 해설자들은 “부상에서 복귀한 류현진이 다양한 볼로 시즌 최다 삼진 9개를 잡으며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투구내용에 높은 점수를 줬다. 지난 시즌 MVP 크리스찬 엘리치에게 홈런 2개가 옥에 티였다. 주무기 체인지업과 초구 커브를 통타당했다. 류현진은 “나는 잘 던졌다고 생각했다. 엘리치가 잘 친 것”이라고 했다. 홈런을 허용하면 ‘실투’라는 투수들의 상투적인 변명은 하지 않았다. 홈런을 때린 엘리치를 인정했다.
류현진은 지난 10일부터 20일까지 부상자명단(IL) 등재로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현재 20.1이닝을 던졌다. 앞으로 2경기에서 5이닝 이상 투구해야 규정이닝에 오르게 된다. 규정이닝을 채울 경우 류현진은 삼진-볼넷 비율(Strikeout to walk ratio) 부문에서 선두에 오른다. 기록난에는 투수부문 K/BB로 표시된다. 삼진수를 볼넷으로 나눈다. K/BB는 투수의 제구력 피칭을 가늠하는 기록이다. 높을수록 파워 피칭과 제구력을 겸비했다는 뜻이 된다. 최근들어 WHIP(이닝당 안타와 볼넷 허용)와 함께 주목받는 기록 가운데 하나다. 타자에게는 BB/K다. 볼넷수를 삼진으로 나누는 수치다. 타자의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을 파악할 수 있다.
류현진은 21일 밀워키전에서 6회 엘리치에게 홈런을 맞은 뒤 4번타자인 헤수스 아길라에게 시즌 두 번째 볼넷을 허용했다. 20.1이닝에 볼넷 2개, 삼진 23개다. K/BB는 11.5다. 삼진 11.5개를 잡을 때 볼넷 1개만 허용한다는 의미다. 류현진의 잦은 부상은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걸림돌이 되지만 K/BB 기록은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소다.
이 부문 선두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탬파베이 레이스 블레이크 스넬이다. K/BB 9.00이다. 삼진 9개 당 볼넷 1개 꼴이다. 워싱턴 내셔널스 에이스 맥스 셔저가 8.80으로 메이저리그 2위, 탬파베이 타일러 글라스노가 8.00으로 3위에 랭크돼 있다. K/BB가 높은 투수들이 팀내 에이스급이다. MLB 10위에 랭크돼 있는 투수들 면면을 보면 시카고 컵스 콜 하멜스(7.67), 워싱턴 내셔널스 패트릭 코빈(6.60),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매디슨 범가너(6.00), 뉴욕 메츠 노아 신더가드(5.80),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잭 그레인키, 미네소타 트윈스 마이클 피네다(이상 5.33),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조 머스그로브(5.25) 등이다.
타자의 BB/K로는 LA 에인절스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이 현역 최고의 선수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트라웃만이 유일하게 2.00이다. 볼넷을 2개 얻을 때 삼진 1개다. 트라웃은 볼넷 18개, 삼진 9개로 가장 높다. 20일 현재 아메리칸리그 타격 부문 10위(0.317)에 랭크된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는 0.60이다. 볼넷 9개, 삼진 15개다. 탬파베이 레이스 최지만은 0.56이다. 볼넷 9개, 삼진 16개다. 1977년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조 스웰은 1932년 역대 최고인 18.67을 기록했다. 스웰은 전형적인 컨택트 히터였다. 통산 타율 0.312, 홈런 49개, 볼넷 842개, 삼진 114개, 타점 1054개를 남겼다.
류현진이 K/BB 페이스를 시즌 막판까지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투수도 슬럼프가 온다. 투수의 K/BB 역대 최고 기록은 2014년 미네소타 트윈스 필 휴즈의 11.62다. 당시 휴즈는 삼진 186개, 볼넷 16개를 기록했다.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는 장외 기록을 갖고 있다. 부상으로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한 2016년 삼진 172개, 볼넷 11개로 15.6의 K/BB 비율을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