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본 -조광래 대표 창간특집5
대구 | 도영인기자

[대구=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조광래(65) 대구FC 대표 이사는 올해로 축구와 인연을 55년째 맺고 있다.

진주 봉래초 4학년 때 축구에 첫 발을 내딛었다. 50년이 넘는 축구 인생을 보낸 그는 파란만장한 삶은 살아왔다. 현역시절에는 ‘컴퓨터 링커’로 한 시대를 호령했고,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는 2000년 안양LG 감독으로 K리그 정상에 섰고, 경남 사령탑 시절에는 ‘조광래 유치원’으로 K리그에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는 2010년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면서 지도자로서 큰 꿈을 이뤘다. 2014년 9월에는 대구FC 대표이사로 취임해 축구행정가로 새로운 도전을 나섰다.

조 대표는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내 축구 인생을 90분짜리 경기로 본다면 이제 후반 25분쯤 온 것 같다”면서 “현역시절 선발 출전 경기에서 후반 25분쯤 되면 ‘지금부터가 승부다’라는 생각을 항상했다. 나만 힘든 시간이 아니다. 모두가 힘든 시간에 한 발 더 뛰어야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다. 경기든 인생이든 항상 마지막 마무리가 완벽해야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남은 축구 인생에서 꼭 이뤄보고 싶은 일이 2가지 있다. 첫번째는 유소년 선수들의 육성이다. 대구는 조 대표의 취임 이후 유망주들을 대거 영입해 육성하는 기조의 팀 컬러가 자리를 잡았다. 올시즌 대구의 영건으로 주목받고 있는 김대원, 정승원, 고재현 등이 조 대표의 작품이다. 조 대표는 최근에도 각종 아마추어 대회를 직접 다니면서 ‘흙속의 진주’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어린 아이들을 더 육성해보고 싶다. 자질 좋은 선수들을 영입해서 대표급 선수로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다. 특히 고등학교 레벨에서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가진 노하우를 어린 선수들에게 전수해주고 싶은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 특정팀이 아니라도 기회가 된다면 보다 많은 유망주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본 -조광래 대표 창간특집4
대구 | 도영인기자

두번째 목표는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정통 스트라이커를 키워보겠다는 욕심이다. 조 대표는 “아직도 K리그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공격을 의존하고 있다. 우리 팀도 마찬가지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지도자들이 제대로 된 공격수를 키워보지 못했다. 언제까지 외국인 공격수들에게 맡겨만 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폴란드에서 마무리 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정정용호’의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한 오세훈(아산)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조 대표는 “오세훈의 플레이를 보면서 대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 외국인 공격수에 비해 체력적인 부분이나 스피드에서 밀리지 않는다. 경기 운영면이나 기술이 다소 부족하지만 2~3년 경험을 쌓으면 용병 못지 않는 공격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새로운 도전보다는 남은 축구 인생을 K리그를 위해 헌신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난 지금 자리에서 내 역할을 찾고 싶다. 한국 축구를 위해 해야할 가장 큰 일은 K리그의 성공이라고 본다. 국내리그의 발전 없이 그 국가의 축구발전이 있을 수 없다. 실제로 지금 대구에서 일어난 축구 열풍이 K리그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지금은 대구FC의 성공을 통해 K리그가 성공적인 리그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먼 훗날 어떤 축구인으로 팬들과 후배들에게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국 축구의 ‘좋은 선배’가 되는 것이다. 선수, 감독에 이어 성공한 행정가로 후배들에게 좋은 길을 열어준 선배로 기억되고 싶다. 다만 그 길이 결코 편안한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수많은 불면의 밤과 깊은 성찰이 필요한 길이다. 다소 늦더라도 정도(正道)를 걸으면 된다. 겉보기에 단순히 성공한 축구인이 아니라 수많은 좌절과 성공의 길에서 고민하고 또 포기했던 한 명의 축구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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