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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이 23일 수원전에서 행운의 얼굴골을 넣은 뒤 동료 축하를 받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주=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전북이 선두를 되찾았으나 기분 좋게 떠나진 못했다. 이동국이 넣은 ‘행운의 얼굴골’도 전북의 승리를 보증할 수 없었다.

2군에 가까운 라인업을 꾸린 전북이 홈에서 수원과 비기며 선두를 간신히 되찾았다. 조제 모라이스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7라운드 수원과 홈 경기에서 전반 2분에 이동국이 선제골을 터트렸으나 후반 26분 상대의 호주 국가대표 공격수 타가트에 동점포를 내줘 1-1로 비겼다. 전북은 승점 37을 기록, 전날 대구를 2-1로 이긴 서울(승점 37)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33-28로 앞서 하루 만에 선두를 되찾았다. 전북 서울과 ‘3강’을 이루고 있는 울산(승점 36)은 오는 26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 홈 경기를 위해 상주와 주말 홈 경기를 내달로 미루고 쉬었다. 데얀과 염기훈 전세진을 부상으로 잃은 수원은 어쨌든 전북 원정에서 승점을 챙기며 지난 16일 서울과 슈퍼매치 2-4 참패 후유증에서 다소 벗어났다. 승점 19로 8위를 유지했다.

전북은 지난 19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 중국 상하이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오는 26일 홈 2차전 필승 의지를 반영하듯 모라이스 감독은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11명 중 상하이 원정 전반 킥오프부터 뛴 선수가 골키퍼 송범근과 센터백 김민혁, 공격수 이비니 등 3명에 불과했다. 오래 전 퇴출이 기정사실화된 티아고가 왼쪽 날개로 투입되는 등 모라이스 감독은 상하이전에서 활약할 선수들을 아끼고 또 아꼈다.

다소 모험적인 멤버들로 그라운드에 뛰어든 전북은 전반 시작과 함께 행운의 득점을 기록했다. 수원 골키퍼 노동건의 킥이 페널티지역 바로 외곽에 있던 이동국의 얼굴을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K리그에서 218골을 넣은 이동국도 219번째 골은 처음 겪는다는 듯 허탈하게 웃었다. 해외토픽에 나와도 손색 없는 장면이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전반을 1-0으로 마친 뒤 수비수 홍정호와 공격수 로페즈 등 두 주전급 선수들을 집어넣어 승리를 굳히고, 이들의 컨디션도 확인하고자 했다. 특히 폐렴으로 보름 넘게 쉰 로페즈의 실전 감각 회복은 꼭 필요했다. 하지만 수원 외국인 공격수들의 콤비 플레이에 수비가 뻥 뚫리며 오히려 동점포를 내줬다. 바그닝요의 감각적인 어시스트를 타가트가 잡은 뒤 전력 질주, 슛한 것이 원정팀 동점포로 완성됐다. 전북은 주전 원톱 김신욱이 들어가면서 다시 승점 3을 노렸으나 무위에 그쳤다. 종료 직전 김신욱의 ‘버지비터 골’이 비디오판독(VAR) 끝에 무효 처리 되면서 혈투는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전북이 씁쓸한 선두 탈환을 이루면서 K리그1은 갈수록 전력이 탄탄해지는 서울, 한 경기를 쉰 채 바짝 추격하는 울산 등 3팀의 여름 레이스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0일 서울-울산 맞대결이 열린다. 같은 날 전북은 자신들에게 강세를 드러내고 있는 포항으로 원정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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