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섭씨 40도 폭염의 맹폭으로 유럽 전역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여름에도 쾌적한 지중해성 기후를 자랑하던 서유럽 전역이 온열피해와 사고로 시름 중이다.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수도 파리의 최고기온은 42.6도로 역대 최고를 나타냈고, 독일 북서부 니더작센주(州) 링겐도 같은 기온으로 독일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도 최고기온이 40도를 넘기며 연일 최고기록이 깨졌다.
이번 폭염은 전통적으로 가정과 공공장소에서 에어컨 없이도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은 채 여름을 지내던 서유럽의 풍경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파리에서는 선풍기 재고가 동났고, 지하철에는 손부채로 더위를 쫓는 승객을 쉽게 볼 수 있다.
프랑스 당국은 이번 폭염이 2003년과 같은 대규모 인명피해를 유발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냉방장치 없는 아파트 거주 노약자 등 약 1만5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폭염이 일시적인 기상이변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조지아대 마셜 셰퍼드 교수(기상학)는 “유럽과 그 외 세계 각지에서 ‘역대급 더위’가 나타나는 기후변화 ‘유전자’ 같은 게 생겼다”면서 “불행히도 이런 경향은 계속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기상학자 케이트 마블은 “2003년 유럽 폭염은 지구온난화와 명백한 관련성을 보인 첫 사건”이라며 “지구온난화에 따라 폭염은 더 잦고 더 극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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