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VR ’외길’ 인생 … 골프존 이어 레일바이크 ‘히트’ 세계 최초 동굴형 VR 개발… 문체부 장관상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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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스 신화현 대표. 제공|디바스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20여년 간 가상현실(VR) 개발에 몰두한 결과, 대중이 원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게 우선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VR(Virtual Reality)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조망될 만큼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사실 VR 산업이 각광받기 시작한 시기는 비교적 최근이지만, 그 중요성을 일찍이 파악해 자신의 사비를 들여서까지 개발에 몰두한 사람이 있다.

바로 20여년 간 시뮬레이션 그래픽 개발을 시작으로 VR 콘텐츠 개발까지 한 우물을 판 VR·CG 콘텐츠 개발 전문기업(주)디바스의 신화현 대표다. 그는 개발한 콘텐츠가 성공할 때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직원들이 고생해준 덕분”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SK, LG전자, 현대자동차, 신세계백화점, 보광휘닉스파크, 한국자동차디자인협회, 중소벤처기업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중앙대학교, 공군 등 지금까지 신 대표에게 VR관련 업무를 러브콜한 업체만 30곳. VR산업의 라이징스타 디바스를 탄생시킨 신화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신 대표는 스크린골프 프로그램의 대명사로 평가받는 ‘골프존’의 연구개발(R&D) 작업에 참여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와 연을 맺었다. 그는 “2010년 초반 골프존 그래픽 R&D에 참여하면서 실제 지형구조와 그래픽이 유사한지 끊임없이 파악했다”며 “가상의 환경이 그래픽 엔진으로 자연스럽게 묘사될 수 있도록 연구하는 과정에서 현재 진행 중인 또 다른 사업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골프존과의 협업을 이어오다가 신 대표는 본격적인 VR 콘텐츠 개발에 뛰어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2015년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이 정부사업을 통해 이뤄졌지만 골프존은 당시 게임으로 취급돼 가상현실로 분류되지 못했다.

이에 신 대표는 막연했던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에 전념하기 위해 엑츄레이터(다인승 탑승 기구를 움직이는 거대한 실린더 구조물)와 상호작용 콘텐츠를 개발하기 시작했다.그리고 2년만에 3개의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2017년에는 강촌레일바이크 내 동굴형 VR체험 콘텐츠를 개발해 주목받았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개념의 VR 콘텐츠였는데, 레일바이크를 타는 이용자들이 동굴 안에 들어갔을 때 ‘악당’을 잡는 가상 게임이 펼쳐지고 탑승자들이 미사일을 발사해 악당을 물리치고 점수를 획득하는 기능이 그것이다. 이에 신 대표는 ‘세계 최초로 동굴형 가상현실 콘텐츠’를 개발한 공으로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신화현 대표는 “VR체험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라며 “가상 세계 탐험에 몰두하다가 자칫 접촉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에 신경썼다”고 밝혔다.

강촌레일바이크는 동굴 속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앞차 위치정보를 뒷차가 수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에 WIFI(Wireless Fidelity;무선인터넷)와 BEACON(안전운행을 유도하는 신호등)을 통해 조절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현재 신 대표가 또 야심차게 개발하고 있는 분야는 군사 모의 훈련용 시뮬레이션 콘텐츠다. 그는 “군사 시뮬레이션은 ‘VBS’라는 특수한 엔진을 사용하는데, 실제 지형을 가상의 필드로 구현하기가 쉽고 인공지능에 의한 연출이 뛰어나다”며 “현재는 다양한 분야의 업체와 협업을 이루면서 육·해·공을 넘어 VR 지형 및 객체, 레벨 디자인 등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디바스가 더욱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해 대중이 정말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결과물을 내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그는 “미래먹거리인 VR관련 산업 시장이 튼튼해지려면 명확한 수익구조가 필요한데, 지금처럼 개발 투자비는 막대하게 들고 수익은 적은 상황에서는 연구가 활성화되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행히 최근 이러한 현실을 인지한 정부가 VR관련 산업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소재를 명확히 밝히는 기업에게 정부에서 VR 콘텐츠 사업 육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희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당장 수익성이 좋은 결과물을 내기 힘든 것이 현실이지만 정부 지원을 통해 기업의 R&D가 활발해지면 수익률도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VR관련 콘텐츠는 도처에 다양하게 분포돼있다. 신 대표는 “내가 개발에 참여한 스크린골프는 물론, 사격·승마·양궁·야구·낚시·스키 등 매우 다양한 분야를 가상현실로 즐길 수 있다”며 “특히 VR수영이라는 것도 있는데,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이나 생존수영을 배우고 싶은데 수영장에 갈 수 없는 사람이 외골격로봇을 착용하면 물의 반력을 느끼면서 수영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뿐만이 아니라 영어교육, 악기연주, 마케팅에도 VR은 어김없이 적용된다. 신 대표는 “예컨대 VR이 효율적인 자동차 판매를 위한 마케팅 촉진 교육프로그램에도 투입된다”며 “VR을 이용한 교육, 특수훈련은 사용자에게 반사적인 행동을 유발해 적절한 대응을 끌어내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여유가 생기면 VR 헬스케어 분야로도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지금까지는 테마파크, 교육 기관, 연구 기관 등을 위해 일했지만, 앞으로는 대중이 원하는 눈높이를 찾겠다”며 “공익성이 높고 이를 토대로 수익성까지 가져올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certa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