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임원, 악재 공개 전 주식 판 정황에 의혹코오롱, ‘인보사’ 성분 허위기재 은폐 의혹왕년 대장주 불리다 1만원대 수준까지 폭락삼성바이오, 고의적 분식회계 논란으로 대표 구속위기까지58만원대 주가 38만원까지 하락…시총 상위권서 10위로 턱걸이
신라젠 코오롱 삼성바이오로직스
(왼쪽부터)서울 영등포구 신라젠 서울지사,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지구 코오롱 ‘One&Only 타워’,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공장 전경. 제공|각 사

[스포츠서울 이정수 기자] 한때 ‘대장주’로까지 불리며 주식시장을 뒤흔들었던 바이오 3총사가 이제는 모두 검찰 조사 대상이 되는 처지에 놓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28일 미공개정보이용 주식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를 위해 신라젠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 7월 중순 신라젠 내부 임원이 보유 주식 전량을 매도한 사건과 관련이 있다. 신사업추진을 담당하던 이 임원은 약 88억원에 16만7777주를 매도했다.

이는 항암제 바이러스 ‘펙사벡’ 3상 임상시험에 대한 미국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 무용성 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관련 정보를 알고 있는 임원이 미리 발을 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신라젠은 무용성 평가 결과에 자신있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 2일 DMC는 항암제 바이러스 ‘펙사벡’ 3상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했다.

정황상 신라젠에 대한 의혹은 가라앉지 않았다. 지난 8일 이언주 무소속 국회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악재가 나오기 전에 회사주식을 팔아 처분한 거 아니냐”며 “수사기관은 신라젠의 초대형 금융 사기극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결국 신라젠까지 검찰 수사 물망에 오르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코오롱생명과학까지 수년간 바이오업계에 대한 주식투자 붐을 주도했던 세 기업이 모두 불법·위반 행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비극이 펼쳐졌다.

수년간 고의적 분식회계 논란으로 고초를 겪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검찰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월 증거인멸 혐의에 이어 지난 7월 고의적 분식회계 혐의로 두 차례에 걸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건 모두 기각됐지만 검찰은 추가 수사 후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도 지난 6월부터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상태다. 검찰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성분 허위기재·은폐 의혹 조사를 위해 코오롱생명과학 본사는 물론 이우석 대표 주거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증권사까지 압수수색을 벌였고, 관련 임직원을 소환·조사했다.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에게는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린 상태다. 다만 검찰 수사 결과는 현재까지 밝혀진 바 없다.

이들 세 업체는 검찰 수사 대상이라는 오명과 더불어 주식 시장에서도 옛 명성을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신라젠은 한때 주가가 13만원, 12만원 수준에 오르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현재는 두 업체 모두 1만원대 수준까지 폭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주가가 58만원 수준까지 치솟는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대 종목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지만, 29일 현재 주가 30만원으로 시총 10위를 어렵게 유지하고 있다.

leejs@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