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히터
휴스턴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가운데)가 2일(한국시간)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전에서 개인통산 세 번째 노히트 노런 진기록을 달성한 뒤 기뻐하고 있다. 출처=MLB.com

[LA=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휴스턴 애스트로스 우완 저스틴 벌랜더(36)가 명예의 전당을 향한 훈장을 또 하나 추가했다.

벌랜더는 2일(한국 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2-0 노히트노런을 작성했다. 통산 3번째 노히트 노런이다. 메이저리그 사상 3차례 이상 노히터 게임을 작성한 투수는 벌랜더를 포함해 6명으로 봅 펠러, 래리 코코란, 사이 영(이상 3회), 샌디 쿠팩스(4회), 놀란 라이언(7회) 등이다. 특히 벌랜더는 특정팀 토론토를 상대로 원정에서 두 차례나 노히터를 일궈낸 첫 번째 투수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시절인 2011년 5월8일 볼넷 1개, 삼진 4개로 노히터를 엮어냈다. 첫 번째 노히터는 2007년 6월12일 코메리카 파크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기록했다.

이날 토론토 타자 가운데 명예의 전당 회원 크레이그 비지오의 아들인 캐반 비지오가 1회 볼넷으로 유일하게 1루를 밟았다. 벌랜더는 투구수 120개(스트라이크 79개), 볼넷 1개, 삼진 14개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사상 삼진 14개 이상을 낚으며 노히트를 작성한 경우는 놀란 라이언 2회(14, 16개), 맷 캐인(14개), 클레이턴 커쇼(15개), 맥스 셔저(17개) 등 6차례에 불과하다.

MLB 사상 노히트 노런은 퍼펙트게임을 포함해 통산 303번째 작성됐다. 올해는 4번째다. 오클랜드 에이스 마이크 파이어스와 벌랜더만 원맨 노히터이고 LA 에이절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노히터를 합작했다. 휴스턴은 벌랜더의 노히터로 팀 사상 13번째 대기록에 입맞춤했다. MLB 30개 팀 가운데 노히트노런을 수립하지 못한 팀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유일하다. LA 다저스는 가장 많은 26번을 일궈냈다.

문상열

벌랜더는 경기 후 동료들과 포옹하면서 “토로 어딨냐?”라면서 루키 3루수 에이브러햄 토로(22)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달 23일 MLB 데뷔를 한 토로는 9회 초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렸고 마지막 타자 보 비세트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며 벌랜더에게 귀중한 대기록을 선사했다. 토로의 홈런이 9회 적시에 터지지 않았다면 연장전에 돌입해 노히트 투구로만 만족할 뻔했다. 투구수가 최대치에 달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직구의 커맨드와 커브가 효과적이었다”고 했다.

토론토전 승리로 시즌 17승5패 방어율 2.69로 아메리칸리그(AL)의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떠올랐다. 8월 중반까지는 동료인 게릿 콜(15승5패 2.85)이 앞섰다. 그러나 벌랜더는 이날 삼진 14개를 추가해 257개로 콜(252개)을 앞질러 1위에 올랐고 다승(17승), 투구이닝(193), 방어율(2.69) 등 4개 부문 선두로 나섰다. 벌랜더는 2011년 투수 3관왕을 차지하며 AL MVP와 사이영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올시즌까지 221승 128패 방어율 3.35로 명예의 전당 행을 예약해 놓고 있다.

벌랜더는 디트로이트 시절엔 홀로 선발-셋업맨-마무리 구실을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초반 100마일(162㎞)의 강속구를 9회 완투 때도 유지했다. 최근에는 100마일의 세자릿수 구속이 측정되지는 않지만 여전히 155㎞대의 빠른 볼을 구사한다. 휴스턴이 2017년 구단 창단 이래 처음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을 수 있었던 것은 신의 한 수가 된 벌랜더 트레이드 때문이다. 8월31일 디트로이트는 리빌딩 체제로 돌면서 연봉 절감으로 에이스를 트레이드했다.

벌랜더는 최근 친정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 이후 디트로이트의 프리 프레스 출입기자를 구단을 통해 라커룸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평소에도 소신 발언으로 장외 화제의 인물이 되기도 했다. 2014년 팬들은 슈퍼 모델 케이트 업튼과의 열애로 성적이 부진하다며 비난을 퍼부은 적이 있다. 업튼은 현재 벌랜더의 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