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중간 투입으로 준비할 시간이 빠듯하긴 했지만 감사한 기회였어요. 시간이 충분했다면 더 많이 준비할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은 남아요”
배우 윤지온은 지난달 종영한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작곡가 겸 프로듀서 이효봉 역을 맞춤옷처럼 소화했다. 늘 임진주(천우희 분), 이은정(전여빈 분), 황한주(한지은 분) 세 누나와 재잘재잘 수다를 떠는 모습으로 극에 활력을 더했고, 엉뚱한 면모를 지닌 것과 정반대로 출중한 노래 실력도 뽐내는 등 다채로운 매력을 드러냈다. 갑작스레 투입돼 경황이 없었을 테지만, 그 우연하고도 귀중한 기회를 잘 잡아 존재감을 확실히 새겼다.
윤지온은 “섭섭하고 아쉽다”라며 ‘멜로가 체질’을 떠나보낸 소감을 말한뒤 “더 많이 봐주셨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TV 외에 모바일로도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돼 시청률이 낮았던 것 같기도 하다. 이병헌 감독님이 기자간담회에서 ‘섹시한’ 1%라고 말씀하신 게 기억난다. 애매하게 왔다 갔다 한 것보다 종영까지 1%대로 갔던 게 강력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멜로가 체질’은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1%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이병헌 감독 표 독특하고 공감 가득한 대사와 진부하지 않은 전개로 호평 속 막을 내렸다.
윤지온은 주변에서 ‘멜로가 체질’을 “인생 드라마”라고 칭해줬다며 웃어 보였다. 나아가 어머니의 지인들까지 이런 반응을 보이며 팬심도 전해왔다고. 윤지온은 “어머니 친구분들이 사인받아달라고 하시더라. 영상 통화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신 분도 있다. 그럴 때마다 많이들 보시긴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
이효봉은 절친 세 여자 사이에 끼어 사는 신세이지만 대화에 잘 스며들고, 이들이 온갖 이야기 보따리를 푸는데 동참하고 경청하는 캐릭터다. 때문에 더욱 시청자들 눈에 띌 수 있었다.
윤지온은 실제 촬영장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했다. “누나들과 코드가 안 맞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을 했는데 제가 장난을 치면 다 받아줬다. 대화도 잘 통했고 저를 많이 챙겨줬다. 촬영장에만 가면 밝아지는 기운이 있었다. 저의 실제 성격은 그렇지 않았는데, 촬영 현장에만 가면 이상하게 저 세상 텐션으로 변했다”
윤지온은 사실 ‘멜로가 체질’ 본 멤버는 아니었다. 애초 이효봉 캐릭터를 맡았던 오승윤이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논란을 일으키며 하차하는 바람에 윤지온이 긴급 투입됐던 것. 당황스러웠겠지만 한편으로는 좋았을 것 같다는 질문을 던지자, 윤지온은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이 컸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출연을 확정 짓고 촬영이 들어가기까지의 시간은 단 1주일이었기에 작품에 체화될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윤지온은 “대사를 급히 외워야 했고 이효봉의 직업이 음악과 관련돼, 기타와 노래 연습도 시급한 상황이었다.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해야 했다. 이효봉이 들어간 장면은 재촬영해야 했다. 저는 처음이지만 다른 배우분들은 다시 촬영하는 거여서 지치시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다들 제가 주눅 들지 않을지 걱정해주셨다. 서로 배려를 많이 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짧은 준비 기간에 따른 아쉬움도 있었다. 여유가 있었다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거라는 일말의 욕심이 윤지온을 맴돌았다. 윤지온은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많은 것들을 시도해보고, 더 좋은 방향을 찾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폐를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커서, 무언가 시도하기보다는 잘 맞춰가려는 게 우선적인 과제였다”라고 떠올렸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문화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