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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검찰청 주변에서 검찰개혁 및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국민의 명령이다. 공수처를 설치하라!”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패스트트랙 입법 촉구를 위한 집회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검찰청 주변에서 열렸다.

이번 집회는 토요일에 열린 4번째 대규모 집회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사퇴 이후 열린 만큼 거리의 시민들이 보다 격양된 목소리로 “검찰개혁”을 외치며 촛불을 들어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북유게사람들’ 주최하에 열린 이날 촛불 집회는 오후 6시부터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렸다.

같은 시각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에서도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같지만 서초동에서 열린 집회는 검찰 자체에 대한 내부개혁이 더 필요하다는데 공감한 시민들이 주로 모인 반면 여의도 집회는 입법과정을 통해 검찰개혁을 이뤄내는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서초동에서 열린 이날 집회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유발언과 구호 중심으로 이뤄졌다. 주최측은 조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 직후 긴급 공지를 통해 ‘시민참여문화제 지속, 중단 의견 청취’를 온라인 설문을 통해 접수받았고, 수많은 시민들이 집회에 압도적인 찬성 의지를 보이면서 집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전했다. 집회 이름은 검찰 규탄,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일명 ‘검찰이 범인이다’라고 명명했다.

본 집회가 시작하기 4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 오후 5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전국 각지역에서 올라온 인파들이 몰리면서 4차선 도로가 꽉 막히며, 차선까지 넓히게 됐다. 현재 오후 7시경에도 서초역에서부터 교대역까지 수십만명의 인파들도 일부 구간은 차량이 통제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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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민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비롯해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속적인 압박수사를 받는 것에 대해 분노를 드러냈다.

전북 익산에서 올라온 11세 한 백군은 “지금 너무도 불타는 심정이다. 조국 전 장관은 사퇴하고 경경심 교수가 현재까지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저와 같은 아이들도 조금이라도 잘살 수 있도록 힘을 보태기 위해 이곳에 왔다. 우리 모두 한 마음으로 검찰개혁이 이뤄지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면 싶다”이라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온 윤지민씨(32)는 “예상보다 (서초동에) 많이 사람들이 올라왔다. 여의도 집회는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같아 순수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많은 서초동으로 오게 됐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속히 검찰개혁을 하고 공수처 설치를 하는 것이다. 그것 하나 바라고 자발적으로 시민들이 서초동으로 모인 것인데 여의도와 서초로 갈라졌다는 등 이런 왜곡 보도가 현 시점에 쏟아지니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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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시작전 시민들에게 나눠준 집회 안내 전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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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과 교대역 부근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이 찍힌 CCTV영상 캡처.

또다른 남성 시민은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모든 언론을 수족처럼 부리고 있다”면서 “아시아에서 언론 자유지수 1위가 대한민국이라고 하지만 지금 언론의 신뢰도는 4년째 꼴찌다. 지금 검찰과 언론은 한몸이 됐고, 누구에게도 견제 받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 행위를 일삼고 있다. 어제 언론노조에서 조국 사태에 대한 그간의 보도에 사과 논평을 했지만 너무 늦었다. 조 전 장관과 한 가족을 만신창이로 만들어놓고 이제와서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고 울분이 터진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문대통령은 검찰을 믿고 그들에게 개혁의 주체로서 스스로 개혁방안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지만, 정권이 바뀌자마자 권력의 시녀가 되는 등 그동안의 행태를 보면 절대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본다. 개혁의 대상일 뿐이다”라고 질타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또다른 시민은 자유발언 무대에 올라와 “새벽에 KTX타고 올라왔다. 문대통령과 조국 장관을 보면 바위처럼, 불나비 노래가 생각난다. 같이 따라불러달라”면서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을 함께 외쳤다. 시민들은 촛불과 함께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외에 시민들은 조 장관이 ‘홀로 아리랑’을 부르는 영상을 틀어놓고 노래를 따라부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집회는 오후 10시께 종료되며, 다음주 26일 토요일에도 서초동 검찰청 앞 부근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melod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