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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아파트 단지들이 보이고 있다. 제공 |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김윤경 기자] 서울 아파트 값이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다. 정부가 이달 말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값은 꺾일 줄 모르고 상승세가 지속됐다. 장기간 하락세를 이어오던 지방 아파트 값도 2년1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2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8% 상승했다. 지난주(0.07%)보다 다소 오름폭이 커지면 1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정부의 부동산 거래 합동조사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예정으로 재건축 단지의 매수세는 다소 위축됐지만 기준금리 인하, 일부 학군 인기지역과 교통호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문의가 늘면서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동별로 ‘핀셋 지정’하기로 하면서 상한제 적용 지역을 비껴갈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서는 일부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다.

서울 강남4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0.10%에서 0.12%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서초구 아파트 값이 지난주 0.07%에서 이번주 0.12%로 상승폭이 커졌고 송파(0.14%)와 강남구(0.10%)도 지난주보다 0.01∼0.02%포인트 오름폭이 확대됐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면적 76㎡는 19억7000만∼20억2000만원, 잠실 리센츠 전용 84㎡는 18억∼20억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최근 한남3구역 재개발에 대한 시공사 선정이 과열되고 있는 용산구는 지난주에 이어 0.06% 올랐고 자사고 폐지 등 정책의 영향을 받은 양천구(0.10%)는 목동 신시가지 기존 아파트 값이 상승하면서 강남권 다음으로 오름폭이 컸다. 성동(0.09%)·광진(0.08%)·마포구(0.07%) 등도 신축 또는 기존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서울 전역에 걸쳐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 제공 | 한국감정원

경기도의 아파트 값은 지난주 0.04%에서 이번주 0.06%로 오름폭이 커졌다. 과천시는 과천 주공1단지의 고분양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주 0.58%에서 0.64%로 크게 올랐다. 분당의 아파트값은 0.19%로 지난주(0.20%)보다 상승폭이 소폭 둔화했고, 광명의 아파트 값은 지난주 0.19%에서 0.20%로 커졌다. 과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 84㎡는 현재 13억5000만∼14억원에 호가를 형성했다.

지방의 아파트 값은 0.01% 올라 2017년 8월 셋째주 이후 112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대전(0.39%), 대구(0.03%) 아파트 값이 강세를 보였고 최근 집값이 바닥을 찍은 울산 아파트값이 0.13% 오르는 등 상승했거나 하락폭이 줄어든 곳이 늘었다. 울산 울주군이 신규 입주 물량 소진으로 0.27% 상승했고, 북구(0.19%)와 남구(0.13%)도 신축 수요와 정비사업 호재 등으로 지난주보다 많이 올랐다.

전셋값도 매매와 마찬가지로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0.09% 상승한 가운데 송파구의 전셋값이 0.24%로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또 자사고 폐지의 영향으로 강남구(0.10%)와 서초구(0.14%), 양천구(0.14%)의 전셋값이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에 대한 학습효과로 인해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가지게 됐다”며 “정책보다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통하고 있어 공급을 늘리지 않는 한 규제로 인한 집값 안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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