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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스타에게 말 한마디의 무게란 굉장히 무겁다. 단어 하나라도 쉽게 내뱉었다가는 대중에게 외면받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도덕적인 잣대도 높아져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기준은 비단 스타들에게만 적용됐는데 이젠 인기 유튜버들에게도 번지고 있는 추세다.
양팡은 최근 중국 SNS 스타와 진행한 생방송에서 방 제목에 ‘중국몽(中國夢)’이라는 단어를 썼다가 비난을 받았다. ‘중국몽’이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중국 시진핑 주석이 내세우고 있는 이상향 체제다. 홍콩 시위를 반대하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양팡은 자신의 SNS에 “중국인과 방송을 하다 보니 채팅창에 ‘중국 진출이냐’, ‘차이나 드림’이라면서 ‘중국몽 가즈아’라는 글이 도배돼 뜻을 알지 못한 채 ‘중국몽을 그려본다’라고 방제목을 설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일은 위험한 일이다. 만일 그 뜻을 알았더라면 제목을 설정하는 일은 절대 없었을 것이다. 무지했던 단어 선택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반성한다. 배우고 공부하도록 하겠다”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양팡은 구독자가 230만 명에 달하는 인기 유튜버인만큼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서 ‘양팡’, ‘중국몽’이 내려오지 않아 이슈는 꽤 오래 이어졌다. 후폭풍은 여느 스타들 못지않았다. 무지하다고 비난하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충분히 모를 수도 있었을 거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질책이 우세했고 양팡의 과거 논란까지 다시 수면 위로 나왔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인기 유튜버들이 물의를 일으키면서 그들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양팡에게도 번진 것으로도 해석된다. 지난해 11월 그룹 크레용팝 출신 엘린은 10억 ‘로맨스 스캠’(인터넷 상에서 이성에게 호감을 표시해 돈을 요구하는 사기 수법) 논란을 일으켰고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한 것까지 들통나 비난을 자처했다. 자숙하려는 태도를 보였지만 최근 활동을 재개해 또 눈총을 받고 있다. 그 외에도 외질혜, 남순의 말실수와 BJ 철구의 원정도박 의혹 등이 있다.
이젠 어린아이들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유튜버를 꿈꾸고 있는 시대다. 그만큼 유튜버들의 위치는 이전보다 공적인 영역이 됐기에, 언행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인기 유튜버는 이제 준연예인급도 아닌 정말 연예인과 다름없는 위치가 된 것이다.
한 관계자는 “유튜버들이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는 정제되지 않은, 때론 자극적인 콘텐츠까지 선보여서다. 그만큼 자유롭기에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한 순간에 바닥을 칠 수 있다”라며 씁쓸해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는 유명한 사람 혹은 공인을 향한 잣대가 굉장히 강하다. 들여다보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인데도 내가 아닌 남에게는 엄격하다. 잘못은 지적해야 하지만 스타에게도 유튜버들에게도 정도를 넘어서는 가혹한 질책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양팡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