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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2017년과 2018년은 ML(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가장 부끄러운 시기가 됐다.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휴스턴이 사인훔치기로 중징계를 받은 것에 이어 2018년 우승팀 보스턴 또한 비슷한 혐의를 두고 조사가 진행 중이다.
사인훔치기는 야구 역사와 함께 해왔다. 선수 혹은 코칭스태프의 눈을 통한 사인훔치기는 과거는 물론 지금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경기 중 사인훔치기 임무를 전문적으로 맡아 수행하는 코치가 있으며 몇몇 선수들은 기가막히게 상대 사인을 간파한다. 투수의 미세한 버릇을 포착해 구종을 예상하는 타자가 있는가하면 출루시 포수 혹은 상대 벤치의 사인을 읽어내 도루 여부를 결정하고 동료 타자들에게 구종을 전달하는 주자도 있다. 때문에 투수와 포수는 상황에 맞춰 꾸준히 사인 패턴에 변화를 준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는 사인 패턴 또한 복잡해진다.
하지만 휴스턴과 보스턴의 사인훔치기는 과정부터 대범했다. 휴스턴은 홈구장인 미닛메이드 파크 외야 한 가운데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사인훔치기를 진행했다. 경기 내내 상대 포수의 사인을 분석했고 사인 패턴을 간파한 후에는 휴지통을 치는 행위로 타자들에게 구종을 알렸다. 2017시즌 휴스턴 타자들은 상대 투수의 투구에 앞서 휴지통 소리가 들리면 변화구 타이밍에 배트를 휘둘렀다.
ML 사무국은 2017년 9월 모든 팀에 이러한 행위를 멈출 것을 지시했지만 휴스턴은 정규시즌은 물론 2017 포스트시즌 내내 카메라를 이용한 사인훔치기를 이어갔다. ML 사무국은 2018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자기계 혹은 비디오룸 장비를 이용한 사인 훔치기 위반 사례를 적은 3페이지 메모를 30개 구단 사장, 단장에게 전달했다. 그럼에도 휴스턴은 2018시즌에도 이전과 같은 방식의 사인훔치기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스턴의 사인훔치기 행위도 흡사하다. 2018시즌 보스턴은 선수들이 더그아웃 뒤에 자리한 비디오 룸에서 상대 포수의 사인을 분석하고 동료들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이러한 보스턴의 사인훔치기 행위 중심에는 2017시즌 휴스턴에서 벤치 코치를 역임했던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L 사무국은 14일 휴스턴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게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덧붙여 휴스턴 구단이 보유한 2020, 2021 신인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을 박탈했고 벌금 500만 달러를 부과했다. ML 사무국 징계 발표 후 휴스턴 짐 크레인 구단주는 사과 성명을 통해 르나우 단장과 힌치 감독을 해고했다. 징계는 휴스턴으로 그치지 않을 게 분명하다. ML 사무국은 2018년 보스턴 사인훔치기 조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사 후 휴스턴과 보스턴 두 팀에서 사인훔치기를 진행한 코라 감독에게 중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bng7@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