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故 신격호 롯데 그룹 명예회장.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롯데 자이언츠 초대 사령탑 박영길 전 감독이 세상을 떠난 故 신격호 롯데 그룹 명예회장을 추억했다.

신 회장은 19일 오후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한국 경제사에 큰 획을 그은 1세대 기업인의 부고에 정·재계를 막론하고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신 회장이 초대 구단주로 있었던 롯데 자이언츠도 추모에 동참했다. 당초 21일로 예정돼 있던 프리에이전트(FA) 영입생 안치홍의 입단식을 전격 연기했다.

정·재계에서 더 유명하지만 신 회장은 스포츠에도 큰 관심을 보였던 인물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을 통틀어 ‘롯데 야구’의 시작을 함께했다. 일본에서 1969년 도쿄 오리온스 후원을 시작한 신 회장은 2년 뒤인 1971년엔 직접 구단을 인수해 롯데 오리온스의 출범을 알렸다. 롯데 오리온스는 1992년 치바로 연고지를 옮겨 현재의 치바 롯데 마린스가 됐다.

한국에서는 1975년 실업 야구단을 창단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실업 야구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롯데 자이언츠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동시에 프로팀으로 탈바꿈했다. 롯데는 삼성 두산과 더불어 세팀 밖에 없는 프로야구 창립멤버다.

박영길
박영길 전 롯데 감독. 스포츠서울 DB.

롯데 자이언츠 초대 감독을 역임한 박 전 감독은 20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신 회장을 생전 모습을 떠올렸다. 박 전 감독은 “신 회장은 평소 스포츠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특히 팀보다는 한 종목에서 뚜렷한 성과를 남긴 선수들에게 큰 관심을 드러냈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신 회장은 바둑기사 조치훈, 프로레슬러로 활약한 역도산, 일본 야구계 레전드 장훈과 백인천 등을 후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박 전 감독은 “후원금 규모도 당시로선 상당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무일푼으로 지금의 롯데그룹을 만든 사람이 아닌가.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의 종목에서 이름을 알린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의 인생과 비슷하다고 느껴 더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창단 후 초대 구단주 자리에 앉았지만 박 전 감독과 신 회장의 접점은 그리 많지 않았다. 실제적인 구단 운영은 신 회장의 친동생인 당시 신준호 롯데 그룹 부회장이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전 감독은 신 회장이 여러 방면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편의를 봐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프로 야구가 출범하기 전 신 회장이 일본 야구를 보고 배우라면서 우리팀을 일본 전지훈련지로 3번이나 초청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도 무료로 일본 롯데 캠프지에서 훈련을 하기도 했다. 신 회장이 모든 경비를 대줬다. 당시 일본 롯데팀엔 장훈, 백인천 등이 뛰고 있었는데 신 회장이 두 사람에게 도움을 많이 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 전 감독은 “신 회장은 구단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는 하지 않았지만 항상 관심을 갖고 필요할 땐 손을 내밀어줬던 분”이라며 고인을 향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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