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KBS2 ‘음치는 없다-엑시트’(이하 엑시트)가 설연휴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들 중 압도적인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KBS 측에서도 ‘엑시트’의 정규편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엑시트’는 시청률 7.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설 특집 예능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엑시트’는 음치 스타들과 실력파 가수들이 한달간 1:1 맞춤 트레이닝을 통해 음치 탈출에 도전하는 경연 예능. 배우 김응수, 소유진, 이미도를 비롯해 이혜성 아나운서, 공부의 신 강성태가 음치 스타로 도전에 나섰고 멘토 군단으로는 노라조, 홍경민, 김태우, 황치열, 홍진영이 출연했다.
도전자들이 트레이닝을 통해 음치에서 탈출하는 성장 스토리는 기존의 실력파 가수들의 경연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전문 가수처럼 뛰어난 노래 실력은 아니지만 저마다의 트라우마를 극복해내는 과정과 한달간의 노력이 깃든 진정성 있는 무대가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는 평이다.
‘엑시트’는 ‘불후의 명곡’ 등을 연출하며 음악 예능에 잔뼈가 굵은 권재영 CP가 총괄 연출했다. 실제로 권 CP가 ‘엑시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도 ‘불후의 명곡’ 때문이었다고. 권 CP는 “‘불후의 명곡’을 연출할 당시 임하룡 씨가 출연한 적이 있다. 음치, 박치여서 과연 방송에 나갈 수 있을까 고민도 했는데, 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너무 즐거워 하시더라. 무대의 퀄리티가 높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감동을 받고 점수도 높게 나왔다. 꼭 노래를 잘하지 않아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구나를 강하게 느꼈다”고 기획 계기를 밝혔다.
|
‘우승자’ 소유진의 재발견이라는 수확도 얻었다. 선미의 ‘가시나’를 선곡해 노래는 물론 파격적인 댄스까지 선보인 소유진은 우승 소감으로 “뮤지컬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전해 앞으로를 더욱 기대케했다. 감동의 무대도 있었다. 음치 강성태는 임재범의 ‘비상’을 선곡해 우려를 낳았지만, 노라조와 만나 한 달 만에 정확한 음정과 박자를 맞추는가 하면 진정성이 느껴지는 무대로 먹먹함을 안겼다. 방송 이후 소유진부터 노라조, 강성태 등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기도.
권 CP는 “‘가시나’를 한다고 했을 때 제작진 모두 걱정했다. 전문 가수가 아닌데 무대에서 노래에 힘든 안무까지 해야 하고, 다섯 무대 중에 가장 어려운 노래였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소유진 씨가 정말 열심히 했다. 오히려 언제 연습하냐고 제작진에게 닦달할 정도였다”고 소유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강성태 씨가 딱 저희 기획의도에 맞는 사람이었다. 정말 노래가 힘든 사람이었는데 ‘엑시트’를 통해 노래를 하면 즐겁다는걸 깨닫게 됐다고 하시더라”라고 덧붙였다.
비슷한 음악 예능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비록 파일럿 예능이지만 ‘엑시트’가 보여준 가능성은 긍정적이었다. KBS2 ‘불후의 명곡’, MBC ‘복면가왕’,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TV조선 ‘미스터트롯’ 등 방송사 별로 하나씩 있는 음악 경연 예능프로그램들 속에서도 차별화된 포맷이다. 평소 시청률을 잡기 힘든 금요일 저녁시간대라는 점에서도 더욱 고무적인 성과다.
권 CP는 ‘엑시트’의 차별점에 대해 ‘경쟁’이 아닌 ‘공감’을 내세운 것이라고 봤다. “요즘 음악 예능은 ‘경연’이지 않나. 저희도 판정단 점수로 우승자 가르지만 재미적인 요소일뿐 경연이 중요한 포맷은 아니다. 무대 자체가 결과물이었다. 노래를 다른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는 권 CP는 “보통 ‘귀호강 한다’고 하지 않나. 저희는 그것보단 ‘엑시트’를 보시고 ‘나도 노래 해보고 싶다’는 느낌을 드리고 싶었다. 누구나 노래를 하면 즐겁다는걸 표현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엑시트’는 올 설연휴 KBS의 유일한 파일럿이었다. KBS가 야심차게 준비한 파일럿 예능인 만큼 정규 편성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권 CP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시작할 때 정규편성 생각을 안했다면 설특집으로만 나갔을텐데, 파일럿은 정규편성을 전제로 하는거지 않나. 제작진은 정규편성을 기대하고 있고, 목표로 하고 있다”고 권 CP는 귀띔했다.
아직 기획 단계지만, 정규 프로그램으로 돌아올 ‘엑시트’는 파일럿과 또 어떤 차이가 있을까. “‘엑시트’는 멘토-멘티가 짝을 짓고 연습하는 것과 경연하는 것, 크게 두 개의 카테고리로 나뉜다. 아무래도 시청률은 경연 쪽에서 많이 나온다. 그런데 포맷상 매주 경연하기는 어려워 이 부분에 있어 시청률 차이는 어떻게 극복할지가 지금 가장 큰 고민이다.”
또 음치 캐스팅에 대해선 “주변에서도 음치 스타 섭외는 어떻게 할지에 대해 많이 우려하시는데, 막상 캐스팅 과정에서는 별로 어렵지 않더라. 실제로 캐스팅 됐는데 출연을 못하는 분도 생겼고, 의외의 분들이 하고 싶다고 먼저 요청이 오기도 했다”며 “정말 노래를 못하는 사람만 모으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지금보다 노래를 더 잘하고 즐기고 싶은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수도 멘티로 출연이 가능해서 섭외 풀은 넓다”고 설명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KBS2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