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한일전 치르는 한국의 파울루 벤투 감독
한국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1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EAFF E-1 챔피언십 2019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 앞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19. 12. 18. 부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수술대에 오르는 손흥민(28·토트넘)은 3월 A매치에 나설 수 없다.

토트넘은 18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오른팔 골절 부상으로 인해 수술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영국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손흥민은 6~8주 정도 결장할 전망이다. 복귀 시기가 그 이상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소속팀 토트넘에서는 물론이고 국가대표팀 3월 일정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축구대표팀은 다음달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일정을 재개한다. 26일 천안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한 후 31일 스리랑카에서 원정경기를 치른다. 사실상 손흥민의 A매치 결장은 확정적이다.

‘벤투호’의 전력누수가 불가피하다. 손흥민은 국가대표 에이스이자 간판이다. 토트넘에서만큼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에 가깝지만 존재만으로 힘이 되고 전력에 플러스가 되는 선수인 것도 분명하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을 전망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기회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대표팀 ‘플랜A‘의 절대적인 선수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선수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8강 탈락했고, 수월할 것으로 예상됐던 2차예선에서도 2승2무로 고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경직된 스쿼드 운영이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떨어지는 2차예선에서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하고 여러 카드를 점검해야 하는데 큰 변화 없이 팀을 끌고나간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손흥민 활용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손흥민이 소속팀 일정으로 강행군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거의 휴식을 주지 않고 경기에 출전시키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빠진 3월 A매치에서 벤투 감독은 자신을 향한 시선을 바꿀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의 공백을 메울 다른 공격수들을 실험할 수 있고 기존과는 다른 전술과 포메이션도 써볼 수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경기가 홈에서 열려 이점이 있고, 스리랑카는 지난해 맞대결에서 8-0으로 잡은 약체다. 북한, 레바논보다는 수월한 일정이라 자의든 타의든 테스트를 할 절호의 기회라고 볼 수 있다.

플랜B를 실험해 수확이 있다면 향후 대표팀 운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손흥민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도 언제든 부상을 당할 수 있는 만큼 많은 자원을 확보하는 것은 언제나 긍정적인 일이다. 월드컵으로 가는 길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하면 벤투호 항해가 더 순조로워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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