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햄
교체 외국인 선수로 부산 KT에 입단한 앨런 더햄이 코로나19 공포로 계약 파기를 요청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눈길을 끈다. 사진제공 | KBL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농구장에 관중 함성이 멎었다. 2021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휴식기를 끝내고 정규리그를 재개한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가 사상 처음으로 무관중 속에 치러졌다. 겉잡을 수 없는 속도로 확산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으로 지난 25일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이사회를 통해 관중 없이 리그를 재개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탓이다.

무관중 경기 첫 경기가 열린 26일 경기가 없던 부산 KT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외국인 선수 앨런 더햄(32)이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하다는 이유로 귀국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더햄이 코로나19가 걱정된다며 잔여 경기를 뛰지 않겠다고 한다. 27일 귀국행 비행기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교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한 더햄은 8경기에서 평균 11.3점 8.6리바운드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서울 SK와 원정경기를 준비하던 KT는 바이런 멀린스(31) 한 명만 데리고 난적을 상대해야 한다. 구단 관계자는 “멀린스도 처음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불안감을 표했지만 마음을 바꿨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제2, 제3의 더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남자 농구뿐만 아니라 여자농구와 프로배구에도 외국인 선수들이 뛰고 있어 코로나19 공포가 얼마나 확산될지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영남권을 연고로 하는 구단은 외국인 선수의 추가 이탈을 막기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일까. 울산 현대모비스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이날 합류한 래지 윌리엄스는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KBL 데뷔전에서 8분 30초간 단 2득점에 그쳤다. 덕분에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오리온 김병철 감독대행은 ‘왕조’ 현대모비스를 제물삼아 첫 승을 따냈다. 오리온은 68-64(20-19 20-15 20-14 8-16)로 승리를 거두고 지긋지긋한 5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인천에서는 홈팀 전자랜드가 3점슛 6방을 포함해 25점을 몰아친 김낙현을 앞세워 안양 KGC인삼공사를 99-88(29-19 31-17 19-26 20-26)로 누르고 공동 5위로 올라섰다. KGC를 상대로 따낸 이번시즌 첫 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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