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손흥민의 부상으로 신음하던 축구국가대표 ‘벤투호’가 다른 주축 유럽파 공격수의 연이은 골 소식에 웃고 있다. 손흥민의 실질적인 대체자로 꼽히는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 공격진의 ‘만능키(Key)’가 제 몫을 해내고 있어 더욱더 반갑다.
황희찬은 3일(이하 한국시간) 알타흐 캐시포인트 아레나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정규리그 21라운드 라인도르프 알타흐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 45분을 뛰면서 멀티골을 가동했다. 팀이 0-2로 뒤진 후반 17분 오른발 만회골을 터뜨린 데 이어 1-3로 밀려난 후반 39분에도 또 한 번 골망을 흔들었다. 비록 팀은 2-3으로 졌지만 황희찬은 리그 7~8호 골이자 시즌 11~12호 골을 달성하면서 핵심 공격수임을 입증했다. 특히 멀티골을 해낸 건 지난해 8월26일 아드미라전 이후 190일 만이다.
황희찬은 엘링 홀란드(도르트문트), 미나미노 타쿠미(리버풀)가 떠난 공격진에서 매 경기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3골)와 유로파리그(1골) 등 유럽클럽대항전에서도 존재 가치를 뽐냈다. 최근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잘츠부르크 단장은 내년 여름 계약이 끝나는 황희찬과 “계약 연장이 사실상 어렵다”고 털어놨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주시하는 황희찬은 올여름 빅클럽 이적 도전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같은 날 이재성도 골 맛을 봤다. 독일 하노버 HDI아레나에서 열린 하노버96과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24라운드 원정 경기에 나선 그는 팀이 0-1로 뒤진 후반 23분 동점골을 넣었다. 살리 외즈칸의 코너킥 때 페널티 아크 오른쪽으로 달려든 이재성이 상대 수비와 경합을 이겨내고 밀어 넣었다. 킬은 이재성의 동점골에도 이후 연달아 두 골을 내주며 1-3으로 졌다.
리그 잔여 10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이재성은 독일 진출 이후 첫 두자릿수 득점에 도전하게 됐다. 이적 첫해인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5골(29경기)을 터뜨린 그는 올 시즌 리그 7골(24경기)과 독일축구협회 포칼 1골(2경기) 등 8골을 넣고 있다. 전방보다 2선 지역을 누비는 그는 올 시즌 공격수 잔니 세라(8골)와 팀 내 최다 득점 공동 1위다. 그만큼 궂은 일과 더불어 해결사 구실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여기에 프랑스 리그1 지롱댕 보르도의 황의조도 후반기에만 3골을 몰아치는 등 유럽파 공격수의 분전이 돋보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뒤숭숭하다. 우선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하는 코로나19 여파로 오는 26일 투르크메니스탄(홈), 31일 스리랑카(원정)와 2차 예선 경기가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축구연맹(AFC) 동아시아 회원국은 2일 최근 확산세가 지속하는 코로나19를 고려해 월드컵 예선 일정 변경에 합의했다. 이번 주 국제축구연맹(FIFA), AFC 서아시아 회원국과 협의가 남았으나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정상적인 개최는 쉽지 않아 보인다.
벤투 감독은 상대 전력이 약하다고 해도 꾸준히 주장 손흥민을 기용해왔다. 그러나 최근 손흥민이 오른팔 골절상으로 쓰러져 3월 플랜B 마련이 시급했다. 벤투 감독 입장에서는 일정 연기로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손흥민이 완벽하게 재활하고 정상 컨디션으로 그라운드에 복귀하기까지 기간은 예측하기 어렵다. 그런 가운데 다른 유럽파 공격수가 오름세를 타면서 플랜B를 구상할 기반을 갖추게 됐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