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구현모 KT 신임대표이사가 취임했지만 위법행위에 대한 논란이 KT 안팎으로 거세다. 지난달 30일 열린 KT 주주총회에선 한 주주가 “어떻게 범죄자를 대표이사로 선임할 수 있느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KT 주주총회 당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 앞에선 KT민주동지회와 KT노동인권센터 관계자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KT민주동지회와 KT노동인권센터는 KT노조와 새노조와 별도로 KT 노동자들의 인권과 민주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단체다.
KT민주동지회·노동인권센터는 “구 신임 대표이사는 황창규 전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불법경영의 당사자”라며 “더구나 구 대표이사가 선임되는 과정에서 황 전 회장이 개입해 큰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범죄자가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은 KT가 만들어진 이후 처음”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들은 황 전 회장 체제가 구 신임대표로 이어지는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짚었다. 황 전 회장이 지난 2014년 자행한 8304명의 구조조정 당시 구 신임대표가 비서실장이었으며 구 신임대표가 황 전 회장이 받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당시 관련 재단에 18억원 헌납, 최순실 측근 광고담당 임원 임명과 광고비 몰아주기, 정치권 인사를 ‘경영고문’으로 끌어들여 거액의 연봉을 지급한 ‘불법로비’ 논란 등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황창규 씨가 지난 6년간 KT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저지른 불법 경영과 노동탄압은 헤아릴 수 없다”며 “특히 일명 ‘상품권 깡’까지 동원해 마련한 비자금으로 국회의원들에게 불법적인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있고 구 신임대표가 직접적인 당사자”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구 신임대표가 황 전 회장의 적폐경영을 단절하기는 커녕 그의 행보를 고스란히 이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 신임대표가 CEO내정자로 선정된 이후 3개월간의 행보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민주동지회·노동인권센터는 “구 신임대표가 지난 3개월 간 CEO내정자로 지내는 동안 보여준 행보는 KT 적폐청산에 전혀 의지가 없음을 방증한다”면서 “이석채·황창규 체제 하에서 불법적 노사개입을 주도한 인물인 신현옥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경영관리부문장을 맡긴 것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인물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구 신임대표가 황창규 체제 하에서 이뤄진 불법적 노사개입을 계승할 것임을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이들은 “우리는 구 신임대표에게 황창규식 적폐경영과의 단절 선언을 요구하지만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 “망가진 KT를 바로잡고 통신공공성을 복원해 KT를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바로 세우기 위한 투쟁은 구 신임대표 체제 하에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