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두산 박건우,
두산 베어스 박건우.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살아날 선수는 살아난다.

박건우(30·두산)는 올시즌 초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개막전부터 줄곧 1번 타순을 맡아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테이블세터 역할을 했지만, 5월 들어 급격한 타격 부진에 빠지며 하위 타순으로 내려앉았다. 김태형 감독은 당시 타격감이 좋았던 정수빈에게 리드 오프 역할을 맡기고 부담이 적은 9번 타순에 박건우를 배치했다. 그마저도 효과를 보긴 어려웠다. 지난달 31일까지 박건우의 타율은 0.190(79타수 15안타).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최하위에 머물 정도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건우는 스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5월 마지막 경기인 31일 롯데전에서 5타수 3안타로 반등의 발판을 만들더니 6월부턴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6월 타율은 0.468. 다시 리드오프를 꿰차기 충분한 타격감이었다. 정수빈이 발등 부상으로 이탈한 6월 첫 주엔 중견수로 뛰며 센터라인 중심을 든든히 지켰고, 강한 어깨를 이용한 호수비로 투수진 어깨를 가볍게 했다. ‘잇몸 야구’로 악전고투 중인 두산엔 박건우의 반등이 무엇보다 큰 원동력이 됐다.

[포토] 두산 박건우, 헬멧 잡고...슬라이딩!
두산 베어스 박건우.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두산의 지난 주 원정 6연전 성적은 2승 4패다. 주중 창원 NC전과 주말 대전 한화전 모두 1승 2패씩 기록했다. 줄곧 유지하던 단독 2위 자리도 LG에 내주고 말았다.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부진으로 인한 결과다.

타선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해주던 허경민은 새끼손가락 미세 골절로 부상 이탈했고, 중심 타자 오재일도 옆구리 부상으로 지난 15일 10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 김재환까지 좀처럼 제몫을 해주지 못해 4번 타순에서 밀렸다. 악재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제 몫을 해준 건 박건우였다. 한화와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4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둘렀고, 시즌 첫 3할 타율에 재진입했다. 14일 현재 타율은 0.305. 60위었던 순위도 22위로 훌쩍 뛰었다.

앞서 김 감독은 “타자들이 공을 못 쳐도 다음날 본인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되는데, 흔들린 후에 조급하게 대처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요한 건 부진에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다. “자기 스윙에 믿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급하게 대응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 이유다. 박건우는 5월 내내 부진했지만, 흔들리진 않았다. “성적에 상관없이 내 페이스대로 할 일만 하겠다”던 시즌 초 각오를 묵묵히 지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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