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초 0의 균형 깬 LG, 류중일 감독도 반색 [포토]
LG 류중일 감독이 지난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6회초 2사 2,3루에서 유강남의 2타점 안타가 터지자 득점주자를 반기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LG 류중일 감독이 약 8년 전부터 트래킹 데이터 시대를 예측했음을 털어놓았다. 이제는 모든 구단이 트래킹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지만 2010년대 초반만 해도 KBO리그에서 데이터 활용폭은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좁았다. 삼성 사령탑 시절 대구삼성라이온즈 파크 건립에 앞서 트랙맨 설치를 제안했던 류 감독이다.

류 감독은 지난 1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요즘에는 거의 모든 구장에서 트랙맨을 사용한다. 트랙맨 데이터를 보면 회전수를 의미하는 RPM(분당회전수)이 나오지 않나. RPM이 떨어지면 악력이 약해졌다는 뜻”이라며 “메이저리그(ML)도 투수를 교체할 때 RPM을 참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RPM을 참고해 교체 타이밍을 잡는다”고 설명했다.

RPM은 트랙맨 데이터를 대표하는 수치 중 하다. 공의 회전수와 궤적이 고스란히 수치화되면서 숫자만으로도 선수의 특징과 기량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류 감독은 “이민호는 신인임에도 RPM이 꾸준한 편이다. 선발투수라면 그래도 100개는 던져야 하는데 민호의 경우 100개 가깝게 가도 RPM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이민호를 자랑스럽게 바라봤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사실 내가 최초다. 아마도 내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야구장에 트랙맨 설치를 주장했을 것”이라며 8년 전을 회상했다. 그는 “삼성에서 첫 번째 우승한 다음해로 기억한다. 아마 2012년일 것이다. 당시 대구대학교 교수가 내게 골프에서 사용하는 트랙맨을 설명해줬다. 골프에서 공이 회전하는 모습을 트랙맨으로 일일히 체크하는 것을 봤다. 이게 야구에도 적용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돌아봤다.

결국 류 감독은 향후 건립되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 트랙맨을 설치한다는 확답을 받았다. 그는 “당시 대구시민구장 시절이었는데 관계자가 직접 야구장에 왔다. 설명회도 진행했다. 그때 메이저리그에서는 30구단 중 반도 트랙맨이 설치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관계자와 대구에 새 야구장이 생기면 무조건 트랙맨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거의 모든 구장에 트랙맨이 돌아가고 있다”고 미소지었다.

류 감독의 제안을 통해 삼성은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트랙맨을 사용했다. LG 또한 지난해부터 이천 챔피언스파크에 트랙맨을 설치해 1, 2군에 두루 활용하고 있다. 류 감독은 “처음에는 투수쪽에 많이 쓰였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타자들의 타구속도와 발사각 등이 나오며 참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스포츠 데이터 전문업체 스포츠 인포 솔루션(Sports Info Sloutions)는 올해 LG 타자들이 가장 높은 하드히트 비율(타구속도 95마일 이상) 2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덧붙여 LG 투수들은 KIA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하드히트 허용률(17%)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LG 도약에는 이러한 첨단 데이터 활용도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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