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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故 최숙현 유족

[칠곡=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진작 이런 식으로 했으면 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텐데…”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망주 故 최숙현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가해자들이 영구제명과 10년 자격정지 등 중징계를 받았다. 고인의 부친 최영희씨는 스포츠공정위 결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6일 긴 회의 끝에 경주시청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을 ‘영구제명’하기로 결정했다. 또 다른 가해자 김도환은 10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날 가해자로 지목된 3명은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출석해 번갈아 소명했다. 이들은 모두 고인에 대한 가해 사실을 부인했다. 폭행과 폭언 등 가혹행위에 대한 또 다른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졌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3인은 끝까지 시인하지 않았다.

징계 소식을 접한 故 최숙현의 부친 최영희 씨는 “가해자들이 부인할 줄은 당연히 알았다. 경찰 조사든, 뭐든 변호사 자문을 구했을 테니 무조건 부인할 줄 알았다”며 “결국 우리가 파헤쳐서 꼼짝 못 할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언론을 통해 공개된 여러 증거들과 고인의 진술이 더 신빙성과 일관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중징계를 내렸다. 다만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이 ‘영구제명’ 된 것과 달리 김도환은 10년 자격정지만 받았다. 앞서 고인은 가해자 1순위로 김도환을 지목했다고 최 씨가 강조했다. 고인의 부친은 “(김도환도) 장윤정과 같은 급인데, 김도환의 정체는 서서히 기다리면 곧 밝혀질 것”이라며 “걔는 인간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징계 결정 뒤에도 김규봉 감독, 장윤정, 김도환 등 3인은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최 씨는 “끝까지 법적 싸움을 이어갈 것이다. 추가 고소자도 있다. (가해자들이) 계속 부인하라 해라. 청문회에서도 부인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고 재판부에서도 더 무거운 형량을 때리지 않겠나”라며 “(피해자들이) 고통받은 만큼 가해자들도 받아야 한다. 사법기관에서 엄정히 수사해서 응당한 판결을 내려줬으면 좋겠다. 긴 싸움이 되겠지만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故 최숙현은 지난달 26일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까지 가해자 3명의 처벌을 위해 노력했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시작 단계지만 고인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는 상황이다. 故 최숙현의 부친 최영희 씨는 “진작 이런 식으로 했으면 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텐데…”라면서도 “뒤늦게 나마 국민이 분노해서 협회에서도 정신차리고 징계를 한 게 딸에게도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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