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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와 손준호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전북 현대는 K리그에서 가장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한다. 이동국 김보경 쿠니모토 김진수 등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합류한 외인 구스타보와 바로우가 화제의 중심에 있다. 하지만 이승기(32)와 손준호(28)두 미드필더의 숨은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화려하지 않지만 자신의 역할을 해내며 팀을 완성하는 소금 같은 존재들이다.

이승기와 손준호는 올시즌 전북의 핵심이다. 6골4도움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한교원이 측면에서 가장 빛난다면 이승기와 손준호는 중앙에서 탄탄하게 척추를 구성한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승기는 전북이 치른 K리그1 14경기 중 11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나머지 2경기에서는 교체로 나서며 총 13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개인 능력이 뛰어난 쿠니모토와 지난해 K리그1 MVP 김보경의 합류로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승기는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승기는 4골2도움로 지난해 4골5도움에 이미 근접한 상태다. 현란한 드리블이나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키핑과 유연한 연계 플레이로 동료들을 돕는다. 특유의 기술과 창조적인 스타일, 풍부한 경험까지 쌓이면서 기량이 만개한 모습이다. 여기에 과감한 슛으로 공격 전면에 관여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2.46회의 슛으로 이 부문 6위에 올라 있다.

14경기에서 빠짐 없이 선발 출전한 손준호는 헌신적인 플레이가 돋보인다. 손준호는 포항 스틸러스 시절까지만 해도 공격적인 재능이 좋은 선수로 분류됐지만 최근 전북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담당하고 있다. 신형민의 공백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을 선수가 손준호 한 명뿐이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는데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자신의 역할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하고 있다. 카드를 불사하는 거친 플레이가 나올 때도 있지만 수비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은 손준호의 특성을 감안할 때 납득할 수 있다. 오히려 노련하게 상대 흐름을 끊는 면이 있어 팀에 큰 도움이 된다. 전북은 주로 4-1-4-1 포메이션을 활용하기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에 수비 부담이 가중되는데 어려움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팀에 믿음을 주고 있다. 미드필더 본연의 임무인 연결고리 구실도 잘 해낸다. 정확한 패스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도 수준급이다. 세트 피스 상황에서는 날카로운 킥으로 동료들의 득점을 도운다. 14경기에서 어시스트 4개를 기록하며 전북 이적 후 한 시즌 최다도움 타이를 이뤘다. 지난 포항전에서는 골까지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북 3년 차에 접어든 손준호의 가치가 시간을 갈수록 더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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