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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호감과 비호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최근 ‘페이데이’라는 곡으로 데뷔한 여성 3인조 에이코어(지영·민주·케미)의 여고생 래퍼 케미는 가요계 ‘화제의 인물’이다. 지난 1일 인터넷 힙합 커뮤니티에 ‘두 더 라잇 싱’이란 랩송을 공개했는데, 최근 ‘마약 밀반입 논란’에 휘말린 2NE1 박봄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디스(diss)곡’이었다. ‘무례하다’는 뜻의 ‘디스리스펙트’를 줄여 쓴 ‘디스’는 상대를 비판하는 힙합문화 중 하나다.
최근 만난 케미에게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17세 소녀의 대답은 명쾌하고 단호했다. “그런면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이 정도까지 이슈가 될 지는 몰랐다. 생각보다 후폭풍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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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는 디스곡 발표 이후 온라인에서 다양한 공격을 받고 있다. 해외 팬들의 악성 댓글 폭격으로 팀 SNS계정을 닫았고 자신을 사칭하는 SNS 계정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박봄의 코디네이터는 자신의 SNS에 케미를 공개 비난했다. 최근에는 래퍼 락준이 케미를 ‘디스’하는 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잘했다고 봐주시는 분들도 분명 소수지만 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는 좋은 반응만 보려고 한다. 10개 중 한개 정도는 응원글이 있다”고 말했다. 직접 만난 케미는 사춘기를 막 지난 듯 말수가 별로 없는, 평범한 여고 2학년생이었다.
‘디스’ 이미지가 굳어지는 데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케미는 “앞으로 누군가를 다시 디스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까지는 그런 생각이 없다”며 “나는 지금 호감과 비호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방향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래퍼로서 앞으로 팀 앨범이나 믹스테이프 제작 등을 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에이코어의 다른 멤버들은 “우리 팀은 완전 신인이라 이번 디스는 분명 우리의 이름을 알리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러나 실력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강한 색깔의 음악을 앞으로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에이코어는 ‘페이 데이’ 활동을 곧 마무리하고 9월초 강렬한 힙합곡을 대중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이지석기자 monami15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