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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스포츠서울 문상열 전문기자] 2020년 플로리다 올랜도 버블에서 벌어지는 NBA 플레이오프는 종전 형태와는 180도 다르다. 상위 팀들이 홈코트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한다. 중립 지역에서의 플레이오프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진행 방식이다.
동부와 서부 콘퍼런스 1번 시드 밀워키 벅스와 LA 레이커스의 1차전 패배에 팬들이 우려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특히 레이커스의 1차전 패배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있다. 밀워키는 비록 1차전을 올랜도 매직에게 졌지만 전력상 이 시리즈를 내줄 수가 없다. 올랜도의 일회성 이변쯤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서부 콘퍼런스는 다르다. NBA의 ‘서고동저’라는 표현이 공연히 있는 게 아니다. 상위 팀이 덜미를 잡혀도 전혀 이변이 아니다. 어떤 팀이든 이길 수 있고, 어떤 팀이든 질 수 있는 게 서부 콘퍼런스다.
레이커스는 지난 달 31일 중단된 리그가 버블에서 재개된 뒤 전혀 우승 후보다운 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리그 재개 정규시즌에서 3승5패를 기록했다. 득점력도 22개 팀 가운데 21위에 그쳤다. 평균 득점 106.3점이었다. 반전의 기회를 찾지 못했다.
이에 비해 1라운드 상대 8번시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는 버블 속에서 치러진 8경기에서 7승1패로 고공비행을 했다. 상승세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레이커스를 100-93으로 꺾는 힘이 됐다. 리그 재개 후 무패 팀은 피닉스 선스가 유일했다. 그러나 피닉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레이커스는 버블 MVP 데미안 릴라드를 막지 못했다. 릴라드는 골밑 돌파, 어시스트, 높은 프리드로우 적중, 3점 슛을 겸비한 특급 포인트가드다. 1차전에서도 이른바 ‘클러치 타임(접전을 벌일 때 경기 종료 5분을 일컫는다)’에서 2개의 3점슛을 터뜨려 전세를 뒤집었다. 특히 포틀랜드는 릴라드 외에도 슈팅가드 CJ 맥컬럼이 평균 20점 이상이 항상 가능하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16개 팀 가운데 휴스턴 로키츠의 제임스 하든-러셀 웨스트브룩(부상중)과 견줄 만한 최상의 백코트진이다.
레이커스는 르브론 제임스-앤서니 데이비스 듀오의 프런트코트가 강하다. 베테랑 포인트가드 라존 론도의 공백을 무시할 수가 없다. 엄지 손가락 부상인 론도는 21일 2차전 출전도 불투명하다. 레이커스로서는 1차전 패배로 7차전 롱시리즈에 대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제임스와 데이비스를 받쳐줄 롤 플레이어가 없으면 힘든 승부가 예상된다. 1차전에서 제임스가 플레이오프 사상 최고의 트리플 더블을 작성하고도 빛이 바랜 이유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