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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국내 대표 통신기업인 KT 직원들이 잇달아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코로나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KT가 지난 21일 UN으로부터 ‘코로나 위기대응 글로벌 우수기업 20’에 선정됐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달아 나오면서 체면을 잔뜩 구긴 모양새가 됐다.
KT는 지난 18일부터 수도권과 부산 지역 근무자 중 필수인력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현장에선 재택근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재택근무 흉내만 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25일 본지 취재 결과 지난 23일 KT 서울 동작지사 직원 1명과 24일 서대문지사 직원 1명에 이어 이날 서대문지사 직원 1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일부 직원들은 KT 측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24일 KT 서대문지사 비즈지원팀 소속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음에도 KT는 즉시 현장 폐쇄 조치를 하지 않고 다른 직원들을 출근하도록 했는데 바로 이튿날 추가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현재 KT 서대문지사는 폐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KT 서대문지사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전날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는데도 사무실 직원은 별도의 소회의실에서, 현장직원은 아현 쪽으로 가서 현장업무를 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오늘 출근한 뒤에 현장직원 중 추가 확진자가 나온 것을 알았다.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고 있어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KT가 재택근무를 실시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를 뒷받침하듯 김해관 KT노동조합 위원장이 이날 열린 KT 중앙위원회 및 지방본부위원장 회의에서 “오늘까지 코로나 관련 확진자는 4명이고 밀접촉자 및 자가격리 등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직원이 60여명 된다. 본사는 재택근무율이 62%, 광역본부는 37%, 대구는 17% 정도”라고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는 KT노조에서 본사를 제외한 지역본부, 지사 등의 재택근무율이 현저히 낮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직장인 익명게시판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는 KT가 재택근무 시늉만 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실제로 KT가 재택근무를 전국 지사까지 확대한다는 기사의 댓글에서 ‘폭염경보’란 아이디를 사용한 한 직원은 “수도권지사입니다만 재택은 개뿔. 고객 찾아다니며 영업하고 있다”고 썼고 또 다른 직원은 “무슨 재택이야. 나는 재택을 해본 적이 없는데. 내일도 사무실 출근하라는데 무슨 재택이야”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SSOMAECK’이란 아이디를 사용한 직원은 댓글을 통해 “필수인력 제외 전원재택? 필수인력이 80%인 회사 다니는 중”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KT 측에 필수인력은 어떤 직군이며,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에 대한 기준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 문의했지만 오후 6시가 되도록 답변은 오지 않았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