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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전시장이 마치 황금으로 가득 찬 요술상자 같이 느껴진다. 밤이면 황금빛이 유리창 밖으로 쏟아져나와 더욱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상한 나라로 가는 길이 있을 것만 같다.
설치미술가 최성임 작가가 개인전 ‘황금 방’(Golden Room)전을 오는 28일까지 룬트갤러리에서 개최한다.
최성임 작가는 이태원이라는 장소의 특성을 고려해 지역 주민들에게 상상의 세계를 선사한다는 의미로 황금 방을 꾸몄다.
“공간의 특성을 많이 생각했다. 동네는 골목마다 집들이 언덕까지 이어져있고, 전시공간은 일인용 침대같은 느낌이다. 개인의 공간을 황금 빛으로 만들어 희망, 열망, 꿈같은 느낌을 내고 싶었다. 공간을 비스듬히 만든 이유는 희망의 언덕을 걸어올라간다는 의미다.”
황금 빛으로 빛나는 것은 금박 재료다. 금박을 한 장 한 장 붙여 황금 방을 완성했는데 금박을 말끔하게 붙이지 않고 타일처럼 붙인 자리가 보이게 한 것도 의도가 있다. 최성임 작가는 “금박을 타일처럼 붙인 것은 수많은 조각이 모여 하나의 이불이 된 것 처럼 개개인을 표현하고 싶어서였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활동이 크게 위축돼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예술을 통해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까지 ‘황금 방’에 담았다. 영원한 가치, 변하지 않는 믿음, 고귀함 등 황금 빛이 가진 에너지가 파동이 되어 전해지기를 염원했다.
최성임 작가는 “관람객들이 예술이 나와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느끼고 가시면 좋겠다. 내 이웃이 사는 집을 놀러가듯 찾아와 감상하고 황금 빛에서 기쁨, 추억, 꿈 등을 떠올리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ggrol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