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제공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제공|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코로나19 확산과 복잡한 부동산 정책환경으로 인해 규제에서 비교적 벗어난 교외 토지와 전원주택을 찾는 소비자들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의 트렌드는 ‘구해줘 홈즈’라는 프로그램에도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장은 여전히 덜 성숙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하다. 필자는 시행업과 공인중개사로서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지만 고객들의 잘못된 정보 습득과 편견을 올바르게 잡아주려고 하면 꽤나 힘들 때가 많다.

잘못된 내용들이 전달되는 공간은 바로 SNS, 그 중에서도 유튜브다. 그나마 업자가 아닌 실생활을 해보며 장·단점을 구별한 개인 방송의 내용들은 오히려 괜찮다. 중개물건으로 전원주택과 서울 내 상가와 아파트 소개 영상을 10개 이내로 올려 비교했을 때 상가나 아파트는 잘 올라가야 100~300사이의 조회수에 머물 때 전원주택은 조회수가 기본 1000에서 최대 3만까지 오르기도 한다. 전원주택 관련 내용을 올리는 것이 조회수나 구독자를 늘리는 것에 효과가 있다 보니 오히려 부동산 관련 강연자자나 종사자들이 위기감을 조성하거나 자극적인 멘트를 통해 확인되지 않는 정보를 마치 사실처럼 올리는 경우가 상당하다. 잘못된 정보를 진실로 받아들이게 되면 오히려 토지나 전원주택 찾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시청자들은 다양한 정보 속에서 제대로 된 내용을 구별해내기가 쉽지 않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내용 중 현실 시장과 맞지 않은 대표적 내용 두 가지를 살펴보자. ‘전원주택부지 혹은 전원주택은 급매로 나온 싸고 좋은 집이 많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잘못된 정보를 접한 소비자들은 모든 전원주택지나 전원주택은 보통이 몇 년간 매매가 안돼 싸게 급매로 나오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도권 혹은 지방에서도 대도시 근교들의 괜찮은 전원주택들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거래된다. 필자가 양평에서 중개사들끼리 사적인 편한 모임을 가질 때도 “소개할 만한 땅이나 집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매물은 꽤 있지만 정말 괜찮은 집은 드물다는 것이다. 아파트나 상가에 비해 능동적으로 찾아보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계속해서 많은 매물들이 올라오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상 다른 부동산 상품과 비교했을 때 공급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토지도 마찬가지다. 토지 값이 잘 안 오르는 것은 같은 지역에서도 실제로 좋은 토지들은 꾸준히 값이 오른다.

‘전세를 살아보고 전원주택 구매하는 것이 좋다’는 말도 있다. 유튜브에서 보면 전원생활이 본인들과 안 맞을 수가 있으니 꼭 전세나 월세 생활을 해보고 구매를 결정하라고 한다. 또 구매했다가 괜히 안 팔리고 묶일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말한다. 합리적인 것처럼 들리지만 이를 지나치게 맹신하다보면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먼저 시간이다. 현실적으로 전원주택 시장은 다른 주거형태에 비해 전세나 월세 물건이 없다. 기본적으로 공급이 적은 전세물건을 찾아 다니다가 몇 년 동안 시간을 소비하고 결국 지치고 시기를 놓쳐 매매를 포기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좋지 않은 집에 전세로 들어갔다가 오히려 보증금을 되찾지 못해 묶이는 경우다. 보증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소송까지 하는 사례도 봤다. 아파트에 비해 전원주택은 소비자들이 더 신중하고 급하지 않게 결정하는 편이다. 따라서 매매는 묶일 수 있으니 먼저 전세를 살아보라는 말은 그다지 현실적이지는 않은 얘기다. 차라리 급매나 경매를 통해 집을 정말 싸게 매입해서 충분히 살고 적당한 금액에 되팔라고 하는 게 더 현실적일지도 모른다.

이 외에도 전원주택과 관련해 잘못된 정보들이 SNS에 넘쳐난다. 각종 인플루언서나 유튜버들이 본인의 이익을 위해 확실하지 않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생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