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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파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대표팀은 ‘당연히’ 오는 자리가 아냐…팀플레이 우선할 것.”

A대표팀 태극마크는 이정협(29·부산 아이파크)에게 축구 인생의 전환점을 안겨다줬다. 무명에 가까운 선수 생활을 한 그는 지난 2015년 초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으로부터 깜짝 발탁, 대회 2골을 터뜨렸고 팀 플레이에서도 큰 공헌을 하며 한국이 준우승하는 데 주연 구실을 했다. 이제까지 A매치 24경기를 뛰며 5골을 넣었는데 5골 모두 슈틸리케호에서 해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물러난 뒤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는 몇차례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다시 태극마크는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빌드업을 중시하고 활동량이 많은 공격수를 선호하는 벤투호 체제에서 이정협은 다시금 기회를 얻고 있다.

지난해 6월 이란과 평가전에서 벤투호 데뷔전을 치른 뒤 그해 12월 동아시안컵 우승 멤버로 활약했다. 또 올 시즌 소속팀 부산이 K리그1(1부)으로 복귀했는데 이정협은 19경기 6골을 넣으며 제몫을 해내고 있다. 이번 A대표팀에 손흥민, 황희찬 등 유럽파 공격수가 합류하지 않은 가운데 이정협이 벤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플레이를 펼치면서 생애 첫 월드컵 본선을 향한 꿈을 키울지 관심사다.

이정협은 U-23 대표팀(올림픽팀)과 스페셜 매치를 하루 앞둔 8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훈련에 앞서 “부담을 느끼기보다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를 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벤투 감독은 늘 빌드업에 중점을 두고 준비한다. 선수들도 매 순간 인지하면서 노력하고 있다”며 “주력 선수가 이번에 많이 바뀌었지만 다 좋은 선수들이어서 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A대표팀엔 5년 전 자신처럼 깜짝 발탁된 공격수 김지현(강원FC)이 있다. 벤투호에서 신데렐라를 꿈꾼다. 이정협은 김지현 얘기에 “K리그에서 잘 보고 있었기 때문에 장점이 무엇인지 잘 안다. (경쟁하면서) 내게도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훈련하면서 배울점은 배우고 시너지를 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벤투호에서 아직 득점이 없는 것에 “당연히 공격수라면 매 경기 골을 넣고 싶다. 다만 대표팀은 늘 당연하게 오는 자리가 아니다. (골도 중요하지만) 팀 플레이를 우선으로 하겠다”며 성숙하게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