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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민우 인턴기자] 시즌 초부터 프로농구는 부상으로 시름하고 있다.
부상은 팀 운영에 큰 마이너스 요소다. 매년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부상만 없다면…”을 전제로 출사표를 내던진다. 특히 주축 선수들의 이탈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건강하길 기원하지만 프로농구는 올해도 크고 작은 부상 때문에 시름하고 있다.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원주 DB, KBL 컵대회 우승팀 고양 오리온, 거기에다 전주 KCC, 부산 KT까지 주전 선수들의 이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DB는 원조 주축 선수들이 잇따른 부상을 입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입단한 김종규와 원클럽맨 윤호영이 명단에서 이탈했다. 김종규는 지난 1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발뒤꿈치를 다쳐 코트를 빠져나갔다. 경기 후 DB 이상범 감독은 “김종규의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라며 부상 부위에 족저근막염이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여기에 윤호영도 허리디스크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 컵대회부터 허리 통증이 있었지만 참고 뛰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DB 측은 최소 2개월 결장이 예상되며 최악의 경우 시즌 아웃도 고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태술이 햄스트링, 김훈이 피로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앞서 DB는 개막 후 3연승으로 신바람을 탔지만 부상 공백 여파로 17일 안양 KGC, 18일 서울 SK에 잇따라 패했다. 부상 선수 공백을 메우지 못한다면 분위기 반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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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도 마찬가지다. 올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통해 MVP 출신 가드 이대성을 영입했다. 앞서 ‘이승현-최진수-허일영’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포워드진을 구축했지만 이들을 이끌만한 가드가 없었다. 이대성이 가세하자 오리온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KBL 컵대회에서 초대 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리그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최진수가 왼쪽 햄스트링 파열 부상으로 4주 간 경기에 뛸 수 없게 됐다. 거기에 김강선도 오른쪽 종아리를 다쳤다. 오리온 강을준 감독은 지난 15일 KGC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명량대첩’을 작전명으로 내던진 바 있다.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왜군을 물리쳤던 것처럼 뛸 수 있는 선수들로 경기에서 승리하겠다는 것이다.
KCC와 KT도 전력의 중요한 요소인 라건아와 존 이그부누의 부상 이탈로 긴장하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 16일 부산에서 열린 맞대결에서 부상을 입었다. 라건아는 1쿼터 중반 발목을 다쳤고, 이그부누도 무릎 부상을 당해 코트를 벗어났다. 주말이라 정확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태. 만약 큰 부상으로 이어진다면 팀에게는 큰 부담이다. 라건아는 국내 최고 빅맨으로 자리잡았고, 이그부누 역시 공수에서 맹활약 중이었기 때문이다.
2020~2021 시즌 1라운드가 끝나기도 전에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다면 팀에게도 부담이다. 이탈한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른 선수들이 희생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이는 또 다른 부상 가능성을 야기하는 요소다. 부상 악령이 올시즌에도 코트에 드리우고 있다.
miru042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