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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어수선한 상황에도 손흥민(토트넘)의 존재 가치는 단연 으뜸이었다.

손흥민은 15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비너 노이슈타트 슈타디온에서 킥오프한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전반 21분 황의조의 선제골을 도우며 제몫을 했으나 팀의 2-3 패배를 막지 못했다.

2년 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멕시코에 1-2로 패했을 때 골맛을 본 손흥민은 내심 리턴 매치에서 설욕을 그렸다. 하지만 킥오프를 앞두고 대표팀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는 등 뒤숭숭한 상황이 겹치면서 뜻대로 준비 작업을 거치지 못했다. 결국 이날 파울루 벤투 감독은 플랜B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고 손흥민~황희찬~이재성을 공격 삼각 편대로 내세웠다. 예상대로 한국은 초반 안정적으로 자리잡지 못하면서 멕시코의 거센 전방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에 고전했다. 이르빙 로사노, 라울 히메네스에게 여러 차례 위협적인 슛을 허용했는데 골키퍼 구성윤의 선방 등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반격의 실마리를 제공한 건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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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1분 왼쪽 측면에서 풀백 이주용을 거쳐 손흥민이 유려한 드리블로 돌파했다. 그는 문전으로 정교하게 왼발로 차올렸고, 황의조가 달려들며 오른발로 밀어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선보인 것처럼 동료의 움직임을 읽고 상대 최종 수비라인과 골키퍼 사이에 떨어뜨리는 예리한 크로스가 일품이었다.

손흥민은 이날 수비 지역 빌드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대만큼 공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공을 잡을 때만큼은 단연 멕시코에 가장 큰 위협을 가했다. 후반 19분엔 미드필드 왼쪽 지역에서 번뜩이는 돌파를 뽐냈다. 멕시코 루이스 알폰소 로드리게스가 손흥민의 속도를 제어하지 못해 반칙으로 끊어냈다. 경기 내내 최전방에 국학한지 않은 그는 상대 수비를 끌고다니면서 동료의 배후 침투를 돕는 데 주력했다.

EPL 득점 공동 선두(8골)이자 올 시즌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라선 손흥민을 향한 멕시코 견제는 예상 그대로였으나 전혀 당황해하지 않고 제 플레이를 펼쳤다. 후반 22~26분, 단 4분 사이 세 골을 내리 허용하며 무너진 벤투호에서 위안거리였다.

kyi0486@sportsseoul.com